"무역전쟁 여파에…"중국 제조업 경기 넉달째 위축
2019-08-31 14:16
8월 제조업 PMI 49.5…시장예상치 밑돌아
서비스업 PMI 53.8…전달보다 개선
무역전쟁으로 경기하방 압력 확대…추가 부양책 목소리도
서비스업 PMI 53.8…전달보다 개선
무역전쟁으로 경기하방 압력 확대…추가 부양책 목소리도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8월까지 넉달째 위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진단이 나온다.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5로 전달의 49.7에서 0.2%포인트(P) 더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 통신이 각각 앞서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예상 중간치인 49.7, 49.6을 밑도는 수치다. 이로써 중국 제조업 경기는 지난 5월 49.4로 떨어진 이후 넉달째 기준선인 50을 하회했다.
PMI는 신규 주문, 출하량, 재고량 등에 대한 기업 대상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산출되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제조업 PMI가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관세 부과를 재개하 무역협상을 중단한 여파가 이번 PMI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PMI는 무역전쟁 휴전이 이어졌던 3, 4월 상승세를 보였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무역협상이 결렬돼 무역전쟁 긴장감이 고조됐던 5월부터 다시 위축세로 돌아섰다.
8월 제조업 PMI 지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기업 PMI가 50.4로, 전달(50.7)을 0.3%P 밑돌았지만 여전히 확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영세기업 PMI는 각각 48.2, 48.6으로 여전히 위축 국면에 놓여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지표 별로 뜯어보면 생산·신규주문·고용·원자재재고지수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신규 수출주문 지수는 47.2로 전달보다 0.3% 포인트 반등했지만 그래도 15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하회했다.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 고조 속 업체들이 9월 추가 관세폭탄이 투하되기 전에 미리 앞당겨 수출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중국 제조업 경기 침체가 두드러지면서 중국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장리췬 중국 물류구매연합회 애널리스트는 "제조업 PMI 지수가 넉 달째 기준선을 밑돈 것은 시장 수요 부진에 따른 경기둔화 압력 떄문"이라며 "경기 방어를 위한 정책 강도를 강화해 내수를 확대함으로써 경기하방 압력을 하루 빨리 완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무역전쟁에 따른 제조업 경기 악화 속에서도 서비스업 경기는 호전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통계국이 이날 함께 발표한 8월 비제조업(서비스업) PMI는 53.8로, 7월(53.7)보다 개선됐다. 전달과 비슷할 것이란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이로써 중국 서비스업 PMI는 기준선 50을 넘어 확장국면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속에서도 서비스업 성장세가 견실함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편 미·중간 무역갈등은 수그러들기는 커녕 점점 더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양국이 당장 내달 1일부터 추가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강행하기로 하면서다. 이는 안 그래도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 경제에 더 큰 충격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오는 1일 0시 1분(현지시각) 평면TV와 신발 등 1100억 달러어치 이상의 중국산 상품에 15%의 추가관세를 부과한다. 나머지 휴대폰, 컴퓨터, 장난감 등 약 1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상품엔 12월 15일부터 15%의 관세가 붙는다.
이에 맞서 중국도 앞서 예고한 대로 오는 1일자로 농산물과 원유 등 미국산 상품 750억 달러어치 가운데 일부에 대해 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미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는 12월 15일 시행된다.
이와 별개로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25%의 관세율을 물리고 있는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오는 10월 1일부터 관세율을 30%로 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다만 미·중 양국은 내달 미국 워싱턴D.C.에서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뜻을 내비치며 대화 단절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