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이상직 중진공 이사장 “혁신기업 성장 위해 법인세 없는 기업 환경 필요”
2019-08-26 08:00
“신산업 분야 중소벤처 발굴해 ‘메기’ 만들 것”
“중소벤처기업 창업이 활성화되고, 혁신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글로벌 혁신거점인 시애틀과 같은 기업운영 환경이 필요합니다.”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25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바람직하게 성장하는 지역을 ‘워싱턴주’로 꼽았다. 워싱턴주는 미국 경제매체인 CNBC가 선정한 ‘기업하기 가장 좋은 주(州)’에서 2017년 1위, 지난해 2위를 기록했다.
인구 70여만명인 시애틀이 속한 워싱턴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보잉‧코스트코‧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기업 본사가 위치해 있다. 시애틀의 가장 큰 장점은 법인세와 소득세가 없어 기업운영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미국 내 가장 혁신적인 공립대학교로 선정된 워싱턴대학교에서 우수한 인력이 공급되고, 유대인 투자자와 벤처캐피탈 등이 많아 투자여건도 우수하다. 사우스레이크유니온 지역은 버려진 부둣가 창고에서 제2의 실리콘밸리로 활골탈태해 도시재생 정책의 우수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 혁신 중소벤처기업 발굴‧육성해 ‘메기’ 만든다
이 이사장은 국내에서 활발한 창업이 이뤄지고, 혁신 중소벤처기업이 나오기 위해서는 기업을 마음껏 운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이사장은 “중소벤처기업 창업이 활성화되고, 혁신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글로벌 혁신거점인 시애틀과 같은 기업운영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중소벤처기업이 세계적 혁신허브에서 부대끼며 혁신 DNA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시애틀에 개방형 공유 엑셀러레이터인 글로벌혁신비즈니스센터를 이달 개소할 예정”이라며 “센터는 세계적 혁신허브의 인프라를 활용해 △스타트업 센터 입소 △해외VC투자 △기술혁신 △수출보육 △스마트공장 전문인력 양성 등을 입체적으로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중진공은 오는 10월 중국에서 혁신창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북경 중관춘에 센터를 설치하기 위해 예비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이사장은 “세계 혁신 도시에 지속적으로 거점을 마련해 우리 스타트업을 넥스트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이 이사장은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신산업 분야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면 재벌 대기업의 독과점을 깨뜨릴 수 있어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은행, 카드, 정유, 통신 등 생활 필수소비재분야가 재벌 대기업 독과점 구조로 돼 있어 가계 부담이 큰 편”이라며 “독과점 산업 분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30조원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핀테크, 전기‧자율차, 신재생에너지, 항공 연관 등 신산업 분야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발굴‧육성함으로써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하도록 돕겠다”며 “독과점 산업을 깨뜨리면 국민들은 필수 소비재 비용 절감이 실질소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 김대중 정부에서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을 인가해 제로 매매수수료에 근접시켰고, 2008년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 항공사 인가로 항공료를 낮춰 항공여행 대중화에 기여한 바 있다.
이 이사장은 “앞으로 중진공은 이러한 독과점에 도전하는 창업기업과 벤처기업을 유니콘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근로시간 어려움 겪는 中企…스마트공장으로 돌파
이 이사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계에 스마트공장은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를 돕기 위해 중진공은 ‘스마트공장 배움터’를 확대 구축하고, 관련 전문인력도 양성한다. 이 이사장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돌파하고 혁신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생산성향상을 위한 한국형 스마트공장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스마트공장배움터는 OPCUA(Open Platform Communication Unified Architecture)를 적용한 고도화된 스마트제조 데모공장이다. 2017년에 경기도 안산 중소벤처기업연수원에 처음 구축됐다.
중진공은 이를 올해 연말까지 호남(전주), 영남(창원)에 2개소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IOT, AR 등 4차 산업혁명 최신기술을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습키트 등을 마련해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호남에는 전기차 디지털 계기판을 만드는 제조라인을 설치해 전주의 상용차 제작 기반과 연계하고, 영남은 고객 요청에 대응한 맞춤형 소형 드론 생산라인을 설치할 계획이다.
중진공은 스마트공장배움터가 추가 개설되면 제조현장스마트화자금(5000억원) 투입과 연간 1만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어 중소벤처기업의 스마트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이사장은 “미국, 독일, 일본 등 글로벌혁신비즈니스센터에 스마트공장 교육 기능을 추가해 세계적인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전진기지로 탈바꿈하겠다”며 “내년에는 수도권(안산), 호남(전주), 영남(창원)에 이어 스마트공장배움터 전국 확대를 추진해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