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상조업체 보상금 챙기세요”…‘내상조 찾아줘’ 써보니
2019-08-13 16:20
23만 가입자, 956억원 미수령액 찾기 지원
통신사, 앱 통한 온라인 인증…실질 이용률 높이기가 관건
통신사, 앱 통한 온라인 인증…실질 이용률 높이기가 관건
폐업 상조업체 가입자가 찾아가지 않은 보상금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내상조 찾아줘’ 사이트가 지난 12일 오픈했다. 시범 운영기간 중이라 완벽한 서비스가 제공되지는 않지만, 상조업계의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직접 접속해 본 사이트의 구성은 생각보다 간소했다. 내상조 조회하기 페이지에 들어가면 ‘상조회사 이름으로 조회하기’와 ‘본인인증으로 조회하기’ 두 가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본인인증으로 조회하면 통신사를 통한 본인인증을 거쳐야 한다. 2차적으로 ‘PASS앱’으로 QR인증이나 간편인증을 진행하거나 문자인증을 선택할 수 있다. PASS앱을 통한 인증은 새로 앱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두 단계 과정을 거쳐 본인인증을 마치면 가입자 명의의 상조상품 조회가 가능하다.
상조회사 이름을 통해 납입금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해당 상조업체 조합에 선수금을 예치하고 있느냐 은행 예치했냐에 따라 진행 절차가 다르다. 양 조합에 예치한 상조업체 가입자는 앞선 본인인증 과정과 동일한 절차를 거친다. 프리드라이프처럼 은행 예치 업체 고객은 우리‧신한‧KEB하나‧국민은행 중 한 곳을 선택해 증서번호나 생년월일, 회원명을 입력해 예치금을 조회할 수 있다.
두 방법을 모두 이용해 본 결과 은행예치 업체의 과정이 조금 더 복잡했다. 각 은행별 조회 방법이 다르고, 상조회사를 고르는 칸만 해도 업체명이 가나다 순서가 아닌 무질서하게 섞여 있어 원하는 회사를 찾기 쉽지 않다.
폐업한 업체의 선수금까지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유익한 점은 분명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
상조업체는 할부거래법에 따라 은행·공제조합에 고객이 납부한 선수금 50%를 보상금으로 보전해야 한다. 업체가 폐업해도 가입자는 이 예치금 50%를 돌려받을 수 있다. 상조업체가 폐업할 경우 은행‧공제조합은 우편으로 보상금 수령을 해당 가입자에 안내하도록 돼 있다. 미수령액 956억원은 주소가 바뀌어 우편을 못 받았거나 상조 가입사실‧폐업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가입자의 선수금으로 추정된다. 상조업계는 50대 이상의 고령층이 주 고객인데, 그동안 보상금을 수령하지 못한 가입자가 온라인상으로 자신의 상조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편, 해당 사이트에서는 ‘내상조 그대로’ 상품도 안내하고 있다. 가입한 상조회사가 폐업 및 등록취소 됐을 때 공정위에서 선정한 우량 상조회사로 상품을 변경할 수 있는 제도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선수금 50%에 해당하는 현금만 돌려받는 대신 납입금을 100% 인정받으면서 상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해당 페이지에서는 각 상조회사의 상품내용과 금액, 보전기관 등을 비교해 살펴볼 수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상조 찾아줘 사이트의 2주간 시범운영을 거쳐 홈페이지 접속자, 유입경로 등을 분석하고 추후 홍보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이런 사이트가 있다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간편하게 온라인으로 상조 가입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