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자기 생각' 빠진 아베식 화법 지적..."소통감각 부족"

2019-08-12 14:43
마이니치 편집위원 "한국인 양식에 맞는 한일관계 구축해야"

한·일 관계가 1965년 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소통 감각 부족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자신의 생각이 담기지 않은 사무적인 아베 총리의 화법이 한국의 신뢰를 잃게 했다는 것이다.

야마다 다카오 마이니치신문 특별편집위원은 12일 ‘한국에 와 닿는 말을 해야’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일본과 한국에 대한 외교에서 부족한 것은 아베 총리의 감각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야마다 위원은 “아베 총리의 화법은 본인의 생각과 느낌을 말하는 점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하며 그 사례로 지난 6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들었다.

당시 아베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을 받고 “가장 큰 문제는 국가 간 약속을 지킬지 말지”라며 “한국이 일한(한일)청구권협정 위반 행위를 일방적으로 하면서 국제조약을 깨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답변했다. 

야마다 위원은 이는 ‘국제상식’을 근거로 한국을 비난하면서 설교한 것일 뿐, ‘나는 이렇게 본다’는 식의 자기 성찰적 화법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수출규제가 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인지를 둘러싼 논란에서도 일본 정부의 반론에는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요소가 결여돼 있다고 야마다 위원은 언급했다.

그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나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 역시 ‘안보상 판단'이라고 사무적으로만 설명해 뭔가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마다 위원은 차라리 이들이 “2015년 합의된 위안부 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백지화했고, 지난해 징용 배상을 인정한 판결도 있었다”며 “나는 그 모든 것이 문제라고 보고 이번 수출 관리 대책을 강구했다"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마다 위원은 "한국인들의 양식에 통하는 한일 신뢰 관계를 다시 쌓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말을 궁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