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전 세계 '좀비기업' 급증"…한국도 위험

2019-08-11 16:14
유럽·미국 최대...아시아 지역은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집중
10년 전과 비교해 2배로 늘어나...전 세계 20% 비중
높은 부채에 이자 못 갚아..."세계경제의 또 다른 위협요인"

기업의 영업활동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이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부실기업들의 상승세는 인도, 인도네시아 등이 아시아권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전체 상장기업 중 371개사가 좀비기업으로 분류돼 위험 국가로 조사됐다.

아시안닛케이리뷰는 11일 금융정보서비스인 퀵(QUICK) 팩트세트 데이터베이스를 인용해 세계 주요국 약 2만6000여 기업(금융 제외) 상장회사의 재무실태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의 좀비기업 수는 2018년 기준으로 전체의 20% 수준인 5300곳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좀비기업은 이자 규모가 영업이익을 넘어 가만히 놔두면 파산이 불가피하지만 은행 대출이나 정부 보조금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 부실기업을 통칭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상장기준으로 좀비기업 수는 유럽이 1439곳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은 유럽 다음으로 923개를 나타냈지만 미국 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좀비기업 비율은 32%로 유럽보다 높았다.

아시아에서는 인도가 617개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중국(431개), 한국(371개), 대만(327개) 순이다. 지난 10년간 좀비기업 전 세계 비율은 2008년과 비교하면 두 배 가량 높아졌다.

특히 상장회사 대비 좀비회사의 비율은 인도, 인도네시아 및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빠르게 증가했다. 인도는 좀비기업의 수가 전체의 26%를 차지해 10년 전보다 13% 증가했다. 인도네시아는 11% 증가한 24%였으며 한국은 4%가 증가한 18%였다.

중국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좀비기업 퇴출 방침에 따라 이 비율이 11%로 지난 조사결과에 비해 1%만 상승했다.

일본은 현금유보율을 높게 책정하는 기업문화에 따라 채무 의존도가 낮아 좀비기업 수가 109곳에 그쳤다.

좀비기업의 순 증가수에선 유럽(714개), 미국(561개), 인도(405개)가 상위에 올랐다.

닛케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적 금융완화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도 빚으로 연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또한 전세계에서 좀비기업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도 전망됐다.

닛케이는 낮은 등급의 사채 등을 발행하기 쉬운 각국의 금융환경이 좀비기업을 늘리는 요인이라며 주요 국가에서 금융기관과 투자자가 회사 부채를 위험한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회사가 얻은 현금 흐름은 5조7000억 달러(약 6900조원)였다. 그러나 총 이익대비 현금흐름과 투자, 인수합병, 배당금 등을 통해 돌려주는 현금은 6조6000억 달러로 나타났다.

부채에 대한이자 지불 비율은 10년 전보다 약 1% 감소한 3.9%인 반면, 실제이자 지불금액 순 상승분은 40% 이상 늘어난 800억 달러로 나타났다.

또 지난 3년간 재무적으로 건전한 회사의 평균 매출 성장률은 22%였지만 좀비기업은 약 20%이하의 매출 성장만을 달성했다.

닛케이는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 침체로 기업 매출이 악화되면 기업은 막대한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혼란 등 충격이 가해지면 전 세계적 경제파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