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크리에이터의 명과암] ④돈은 벌지만 사생활 없어…"크리에이터라면 감당할 부분"

2019-08-10 10:28
"악플은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기 어렵다"
매번 색다른 모습 보여야 한다는 부담도

요즘 아이들은 궁금한게 생기면 포털사이트보다 유튜브를 사용한다. 진짜 비디오 세대로 불리는 'Z세대'(1995년~2010년 출생)는 먹고, 입고, 즐기는 모든 것을 유튜브로 해결한다. 이들의 수요에 맞춰 '유튜버'로 대표되는 1인 크리에이터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아주경제는 1인 크리에이터들을 만나서 이들의 화려한 이면과 그속에 감춰진 고충을 들었다.[편집자주]


유튜버 2430만명. 가히 1인 크리에이터의 전성시대다. 수많은 사람은 이미 유튜버이거나 유튜버가 되길 꿈꾼다.

SNS 이용자 관련 통계를 제공하는 사이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유튜브에 개설된 채널 수는 2430만개에 이른다. 한 달 유튜브 이용자는 18억명에 달한다.

유튜버가 벌어들이는 수입 또한 상당하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 '유튜브 수입 TOP 10'에 따르면 2017년 상위 유튜버 10명의 수입 총액은 1억2700만 달러(약 1386억원)에 달했다. 2016년 대비 8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많은 이들은 급속도로 성장한 유튜브 시장과 성공한 유튜버의 모습을 보고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카메라 앞에 앉는다. 하지만 화려한 유튜버 생활의 이면에는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열린 '크리에이터 위크&' 행사장에서 유튜버들에게 1인 크리에이터로서 겪는 어려움을 물었다. 크리에이터들은 가장 먼저 사생활 노출, 인신 공격성 악성 댓글 등의 고충을 토로했다.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C홀에서 '크리에이터 위크&' 행사가 열렸다.[사진=류선우 기자]

◆"악플, 익숙해지지 않는 고통"…일상생활 중 몰래 촬영당하기도

구독자가 52만명에 달하는 '유소나' 채널을 유튜브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튜버 유소나씨는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직업인만큼 사생활 노출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며 "하지만 처음엔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유씨는 "밖에 돌아다니다보면 악의적으로 이상한 각도에서 몰래 촬영하거나 신체의 특정 부분을 확대해서 찍고는 '유소나 실물', '다리 굵다'는 등의 말과 함께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며 "사생활이 노출되거나 몰래 촬영 당하는 일은 빈번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인터넷 방송계는 대체할 사람이 많아 잊히기 쉬운 곳"이라며 "어떻게 보면 이것도 하나의 관심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악성 댓글로 인한 고통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악플은 절대 익숙해질 수 없다"며 "반응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그나마 덜하기 때문에 무대응이 최선이라 생각하며 넘긴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크리에이터'에서 활동하는 유튜버 '민비서'씨는 "본명이 아닌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생활 보호 목적이 담겨있다"며 사생활 노출에 대한 요구가 큰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그는 "구독자가 늘면서 개인 비공개 인스타 계정을 공개하라는 요구도 많아지고 있다"며 "개인 인스타에는 내 생활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모습도 많이 담겨 있어서 그들에게까지 예상치 못하는 피해가 갈까봐 고민된다"고 말했다.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C홀에서 열린 '크리에이터 위크&' 행사장에서 유튜버 '유소나'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홍승완 기자]

◆매번 색다른 모습·새로운 콘텐츠 발굴하는 부담감 커

크리에이터들은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제작자인만큼 매번 어떤 기획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유튜브에서 구독자가 252만명에 달하는 '도티 TV' 채널의 유튜버 나희선씨는 "매일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사용자에게 효용이 있는 내용을 고민하는 과정이 가장 어렵다"며 "구독자들은 이전 영상보다 더 재밌는 것을 원하고 기대수준이 높아지는데 이에 부응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혼자 책임져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1인 크리에이터 일이 외딴섬같이 느껴질 때가 많다"고 했다.

유튜브 '아이엠지나IAMJINA'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김지나씨는 "채널 특성상 새로운 기획에 대한 압박감은 덜하다"며 "그래도 비슷한 걸 찍어도 색다르게 찍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에 소속된 채널은 장비나 편집 등 도움을 받아 큰 어려움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다른 채널을 운영해보니 직접 편집을 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며 "유튜브는 업로드가 속도가 생명인데 그런 부분에서 혼자 온전히 시작하려면 어려운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민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유튜브 콘텐츠는 크리에이터 사생활 보호에 취약하고 저작권 등의 표절 시비가 발생할 위험성이 항상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유튜브 채널은 콘텐츠를 진정성 있게 꾸준히 내보내면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갖고 있다"며 "결국 크리에이터는 주어진 상황을 적당히 즐기면서 노력해나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C홀에서 열린 '크리에이터 위크&' 행사장에서 '도티 TV'를 운영하는 유튜버 나희선씨가 행사 참여자의 요청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류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