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달새 세번째 '유동성 위기' 지방은행 '국유화'
2019-08-09 07:44
산둥성 헝펑은행, 中국부펀드로부터 '자금 수혈'
네이멍구 바오상은행, 랴오닝 진저우은행에 이은 세번째 '국유화'
경기둔화 속 중소은행 부실대출 리스크↑
네이멍구 바오상은행, 랴오닝 진저우은행에 이은 세번째 '국유화'
경기둔화 속 중소은행 부실대출 리스크↑
최근 경기 둔화 속 유동성 위기에 처한 중국 지방 중소은행이 잇달아 '국유화'되는 모습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중소은행에 만연한 금융리스크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8일 중국 상하이증권보 등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지방은행인 헝펑(恒豊)은행이 최근 중국 국영 금융투자기관인 중앙회금공사(中央匯金公司)를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했다. 구체적인 액수나 지분 매입 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중앙회금공사는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산하 국유 금융투자 기관이다. 현재 관리하는 국유금융자본만 4조3000억 위안(약 735조원)에 달하며, 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건설은행 등 중국 17개 금융기관 지분 보유하고 있다.
신문은 중앙회금공사로부터 투자를 받은 헝펑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져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경영력 높아질 것이라며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도 정책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산둥성 금융당국이 헝펑은행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경영진 교체를 추진해왔다. 이에 지난 2017, 2018년 2년 연속 실적보고서도 제대로 발표하지 못했다. 헝펑은행은 자금 조달 방면에서도 양도성예금증서와 은행 간 거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유동성 충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중국 금융당국이 대출부실 등 이유로 금융부실을 청산하는 방향으로 대대적으로 개편하라고 경고한 10여개 도시급 중소은행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이한 점은 헝펑은행이 2017년 '실종'된 중국 유명 금융가인 샤오젠화(肖建華) 전 밍톈(明天)그룹 회장이 투자한 은행이라는 것이다. 중국 재계 거물로 알려진 샤오 전 회장은 과거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권력의 비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정부가 은행 경영권을 직접 접수하는 초강수를 둔 것은 경기 둔화 속 중소은행 금융리스크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으로 판단돼 시장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에 중국 금융당국은 금융리스크는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바오상은행 사태는 개별적 사건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중국 전체 중소은행 리스크로 확대 해석하는 걸 경계해 왔다.
그런데 지난 달 29일 또 다른 지방 중소은행이 '국유화'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랴오닝성 진저우(錦州)은행이다. 유동성 위기에 처했던 진저우은행에 당시 중국 공상은행 등 3개 국영금융기관이 재무투자자로 나섰다. 공상은행은 진저우은행에 최소 30억 위안을 투자하는 한편, 최소 4명의 임원을 선임해 관리감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중국내 중소은행 부실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은보감회에 따르면 지방 중소은행의 부실대출비율은 3월말 기준 1.9%로, 대형 시중은행(약 1.5~1.6%)보다 높다. 지방중소은행 대출의 약 4.1%는 부실대출로 분류되는데, 이는 대형은행(1.1%), 외국계은행(0.8%)의 그것보다 훨씬 높다. 또 재무건전성도 낮아 자기자본비율이 평균 12.6%로, 외국계은행(18.3%)보다 훨씬 낮다.
앞서 6월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 헝펑은행, 진저우은행, 바오상은행처럼 지난해 실적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은 은행은 최소 18곳에 달한다. 이들의 자산 규모만 4조4700억 위안(약 760조원)으로,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악성 채무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