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강감찬 장군의 역사를 품은 도시로..

2019-08-08 17:01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

박준희 관악구청장 


언뜻 보기엔 비슷해 보이는 옷·가방·자동차·휴대폰까지, 브랜드에 따라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특정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차별화된 가치를 얻기 위해서다. 다른 것과 비교되는 가치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 상품에 특별한 경쟁력을 담아내는 것이 바로 브랜드 전략이다.

글로벌 시대에 세계 주요도시들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지속가능한 도시 브랜드의 개념을 입히는 추세다. 도시 브랜드는 새로운 가치 창출과 지역만의 정체성을 각인시키고 지역 주민에게는 자긍심을 갖게 한다. 도시 브랜드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스토리'다. 도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유구한 세월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순간순간이 모아진 역사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관악구는 2008년 봉천동, 신림동이라고 불리던 동 명칭을 낙성대동, 인헌동, 서원동 등 역사와 스토리를 담은 새로운 행정동명으로 변경했다. 이는 낙후한 달동네 이미지를 벗기 위해 도시 브랜딩을 한 첫 시도였다.

민선7기 관악구는 차별화된 매력으로 관악구만의 도시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1019년 거란의 10만 대군을 무찌르고 귀주대첩을 승전으로 이끈 고려명장 강감찬 장군이 그 주인공이다.

관악구는 강감찬 장군이 태어나 성장한 고장으로, 큰 별이 떨어지고 그 자리에서 장군이 태어났다는 낙성대를 비롯해 장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지역이다. 강감찬 장군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안국사, 송도를 왕래할 때 자주 들렀다는 서원정(정자)이 있던 서원동, 장군의 시호와 어린 시절 이름을 딴 인헌동, 은천동 등 장군의 숨결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귀주대첩 승전 10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에 더욱 뜻 깊다. 이를 기념해 올 6월 20일 남부순환로 시흥IC에서 사당IC까지 관악구를 지나는 구간(7.6㎞)을 '강감찬대로'라고 명명하고 명예도로로 지정했다. 남부순환로는 관악구를 대표하는 도로이지만 강서, 구로, 서초 등 여러 지역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명예도로판을 설치하고 장군의 동상도 세워 특별한 도로로 만들 구상이다.

올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낙성대공원에서 열리는 '2019 관악 강감찬 축제'는 강감찬 도시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중 하나다. 축제장에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 작은 고려마을이 꾸며지고, 거리 곳곳에서는 전승행렬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1000주년을 기념해 1000명의 주민 축제추진위원과 함께 서울시를 넘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로 개최할 것이다.

얼마 전 본격적으로 강감찬 장군을 도시 브랜드로 구축하고 이를 구정과 연계, 정책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강감찬 장군을 특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문화관광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유물·유적 발굴, 생가터 복원, 관광코스 개발, 투어열차 운영 등 역사 관광자원 개발방안을 다각도로 분석 중이다. 귀주대첩 승전지인 평안북도 구성시와의 남북교류 방안도 찾고 있다.

필자 역시 강감찬 장군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장군의 함자로 민선7기 비전과 핵심가치를 담은 삼행시를 지어 언제 어디서든 '관악의 강감찬 구청장'이라고 인사드린다. 이는 강한 경제를 구축하고 감동을 주는 행정을 통해 찬란한 문화를 꽃 피우는 더불어으뜸 관악공동체를 반드시 실현시키겠다는 뜻이다.

도시 브랜드는 지역에 대한 구민의 자긍심을 높여 준다. 그뿐만 아니라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역사와 문화가 더해져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강감찬 장군의 도시! 민선7기 관악구가 추구하는 도시 브랜드다. 전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강감찬 도시 관악구를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 그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