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증시] 미·중 환율전쟁 공포에 VN, 970선 붕괴…대형주 추락

2019-08-06 16:57
VN지수 장중에는 960선도 밀려…0.88% 빠진 964.61로 마감

6일 베트남 주식시장이 미·중 환율전쟁 공포에 흔들렸다. 미국 재무부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에 세계 주식시장이 추락했고, 베트남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베트남 증시를 이끄는 대형주가 세계 금융시장 악재에 격하게 반응한 결과다.

이날 호찌민증권거래소(HOSE)의 VN지수는 전일 대비 5.84포인트(0.88%) 빠진 964.61을 기록했다. 시가총액과 거래액 상위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VN30지수는 6.26포인트(0.72%) 떨어진 866.13으로 거래를 마쳤다. VN지수는 미·중 환율전쟁 공포에 장 초반부터 폭락으로 거래를 시작했고, 장중 960선이 붕괴한 958.39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일부 대형주의 회복으로 하락폭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붉은장’을 연출했다.

하노이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하노이증권거래소의 HNX지수는 1.02포인트(0.99%) 하락한 101.89를, 대형주로 구성된 HNX30지수는 2.6포인트(1.36%) 빠진 188.18로 마감했다.
 

6일 베트남 호찌민(위)과 하노이(아래) 주식시장 주요 지수 거래 변동 추이.[사진=베트남 사이공증권 웹사이트 캡처]


현지 경제 매체 베트남비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퍼졌다.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등 세계 주요 주식시장이 ‘블랙먼데이’에 이어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신문은 “베트남은 대형주의 추락에 타격을 입었다”며 “장 초반부터 시장을 압박한 부정적인 투자심리가 장 마감 때까지 계속됐고, 대형주가 그 중심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 중반 일부 대형주의 회복으로 하락폭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미국발 미·중 환율전쟁 공포는 계속 시장을 억눌렸다”고 덧붙였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스티븐 므누신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협조 아래 오늘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런 조치는 중국 위안화 대비 달러 환율이 7위안을 넘기는 ‘포치(破七)’가 이뤄진 지 하루 만에 나온 것.

미국 재무부는 “중국이 외환시장에 장기간 대규모 개입을 통해 통화가치 절하를 촉진했다는 오랜 역사가 있다”며 “최근 중국은 통화가치 절하를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므누신 장관은 중국의 최신 조치에 따른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제거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이날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환율은 전일 대비 0.0458위안 올린 6.9683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0.66% 하락한 것이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7.10~7.12위안대에서 움직이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베트남 주식시장의 특징 종목으로는 소비재 섹터의 베트남 최대 유제품 업체인 비나밀크(VNM)가 1.48%가 빠졌다. 이는 3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이외에도 빈그룹(VIC)의 테마주 부동산업체 빈홈(VHM)이 2% 떨어지며 3거래일 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