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미니칼럼-短] 아베날강두와 봉오동전투

2019-08-06 17:58
아베, 호날두, 봉오동전투 그리고 국뽕



2015년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빗대 ‘아베스럽다’는 말이 등장했다. 혐오스러운 말이나 행동을 하거나 논리가 통하지 않고 결정적인 순간에 뒤통수치는 사람, 상황을 뜻한다. 더 심한 표현도 있지만 위 고 하이!(We go high!·아주경제신문 7월 23일자 23면 시론 참조) 차원에서 적지 않겠다.

요즘 대한민국 최신 신조어는 ‘날두하다’인데,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 쇼 사태’ 이후 나왔다. 지난 7월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에서 호날두는 끝내 출전하지 않았다. 실망을 넘어 분노한 축구팬들은 사무실에 출근하고도 일 안 하고 노는 행태를 ‘날두하다’라고 쓴다. 프랑스 매체 등 일부 외신도 한국에 ‘Doing a Naldo’(날두하다)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날강두(날강도+호날두) 후속작인 셈.

아베와 호날두 관련 말을 다 합친 ‘아베날강두스럽다’는 아마 요즘 한국인에게는 최악의 비난이 아닐까.
 

[영화 봉오동전투 사진=쇼박스 제공]

애국심과 관련한 신조어는 국뽕이다. 국가+히로뽕, 배타적·극단적 민족주의를 일컫는데, 7일 개봉하는 영화 '봉오동전투'가 국뽕이란 비판을 받아고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올해 한·일 경제전쟁을 뜻하는 신조어 ‘기해왜란’에 임하는 이들의 기운을 북돋는 효과도 있을 게다.

아울러 토왜(토착왜구·일제시대 부역 이래 현존하는 자생적 친일파)를 소탕하는 현대판 봉오동전투도 일어날 듯하다.

신조어의 진화!

이 칼럼은 2019년 8월 5일자 아주경제신문 1면에 실린 칼럼 '동방인어'(아래 사진)의 온라인 확장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