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차경제보복] '눈에는 눈' 정부, 강경대응 예고…반격 묘수는?
2019-08-02 11:48
WTO 제소 추진·국제여론전 지속…맞대응 전략 검토
당정청, 日보복 종합대책 마련…국내 산업 자생력 다지기 속도
당정청, 日보복 종합대책 마련…국내 산업 자생력 다지기 속도
'눈에는 눈'.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극단적이고 일방적인 조치를 단행하자 정부도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어떤 반격 카드를 꺼내 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이미 밝힌대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추진과 함께 각종 국제무대에서 일본 조치의 부당성과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알리는 국제 여론전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에 대한 직접적이고 강경한 상응조치를 취할지도 주목된다.
또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를 계기로 양국 통상장관이 만나 대화하자며 막바지 설득작업을 벌였다.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기 전에 고위급 관료가 만나 해결점을 찾아보자는 의미에서였다.
각의 개최 직전 양국 외교장관이 만났고 미국이 보다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펼치면서 한일 갈등이 극적으로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 정부의 끈질긴 노력과 국제사회의 바람을 무시하고 한국에 대한 2차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정부는 앞으로 있을 다양한 다자·양자회의 계기에 일본 조치의 부당성과 세계 경제 및 글로벌 공급망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강하게 피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일본이 수출규제 2탄을 진행한 상황에서 계속 대화만 주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일단 해당 조치가 자유무역에 관한 WTO 규범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어 가급적 빨리 일본을 WTO에 제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WTO 일반이사회에 한국대표로 다녀온 김승호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한국이 편한 날짜에 (제소)할 것"이라며 "열심히 칼을 갈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앞서 일본과의 수산물 분쟁에서 '역전승'을 거뒀던 한국 통상팀이 일본을 제소하기 위한 법리적 근거와 전략을 짜고 있다.
외교·안보적으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가 거론된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지난 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현재로서는 유지한다는 입장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서 여러 검토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지소미아를 파기하면) 일본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일본도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등 지소미아 자체는 각자의 이익 때문에 체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본이 뚜렷한 근거도 없이 한국에 대해 또 다시 경제적 보복을 감행한 만큼 한국도 비슷한 수준의 상응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WTO 제소는 최종판정까지 2년여가 소요돼 당장 일본에 타격을 주거나 상황을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일본산 상품·서비스에 시장접근을 제한하고 관세를 인상하거나 일본으로의 수출제한, 기술 규정 및 표준 인증심사 강화 등이 상응조치로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상응조치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가만히 당하고 있진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상임위원들은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도 일본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면 우리 정부 역시 가능한 모든 조치를 포함해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 시 가장 높은 수준의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만간 당정청이 발표할 일본 경제보복 종합대책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는 이런 단기적 대응책과 함께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등 중장기 대책을 조만간 내놓기로 했다.
여기에는 국내 소재부품산업 업종별 경쟁력 강화방안과 추가 규제 품목에 대한 기술개발·상용화·양산단계 예산 지원 등 세제, 금융, 예산, 제도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