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익, 3년만에 3조원대로…"메모리 가격 하락세 영향"

2019-07-31 09:45
영업익 전년比 70% 급락…하반기엔 전반적 수요 증대 예상
디스플레이, 매출·영업익 대폭 증가…소형 OLED 판매 확대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이 3년만에 3조원대로 떨어졌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등 대외적인 변수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삼성전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DS부문이 매출 23조5300억원, 영업이익 4조1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5.1%, 영업이익은 64.5% 감소한 수치다.

◆ 반도체 사업, 2016년 3Q 이후 처음으로 영업익 3조원대

반도체 사업은 매출 16조900억원, 영업이익 3조4000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8%, 70.7%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3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데이터센터 고객사의 구매 재개와 모바일 고용량화에 따라 수요가 일부 회복됐지만,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등의 영향으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업황 약세와 가격 하락세가 지속돼 실적이 하락됐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낸드플래시는 기술 경쟁력이 있는 128GB 이상 고용량 e스토리지와 2TB 이상 고부가 SSD(Solid State Drive) 수요 대응에 주력했고, D램은 모바일에서 고용량 제품 비중을 확대했다.

시스템LSI는 고화소·빅픽셀 이미지센서와 5세대 이동통신 모뎀 솔루션 판매 증대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파운드리도 주요 고객사의 8·10나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수요가 증가해 실적이 증가했다.

◆ 고용량화·고객사 재고 안정화로 하반기엔 전반적 수요 증대 예상

하반기는 대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계절적 성수기의 특성에 힘입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봤다.

낸드플래시는 고객들의 가격 저점 인식이 확대된 가운데 주요 응용처의 고용량화로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D램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고객사 재고 안정화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수요 증가가 전망된다.

시스템LSI는 64메가픽셀 이미지센서, EUV(극자외선) 7나노 AP 등 고객사의 제품 차별화를 위한 고부가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 또한 고객사들의 주문 증대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D램 1y나노 공정 전환과 연내 6세대 V낸드 양산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주력 제품 라인업 외에도 3D·FoD(Fingerprint on Display) 센서, 자동차용 반도체, 사물인터넷(IoT)용 칩 개발로 중장기 사업 영역 확대를 추진한다.

파운드리 사업의 미세 공정 경쟁력 또한 지속 확보한다. EUV 6나노 양산을 시작하고 EUV 5나노 제품의 설계와 4나노 공정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영업익 전년比 430% 증가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2분기 매출 7조6200억원, 영업이익 7500억원을 기록했다. 고객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1회성 수익이 발생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익 모두 각각 34.4%, 435.7% 증가했다.

소형 패널은 FoD, 홀 디스플레이와 같은 차별화 기술에 기반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판매 확대로 가동률이 개선돼 수익이 증가했다. 대형 패널은 판가 하락은 지속됐으나, 초대형·초고해상도 TV, 커브드 모니터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강화로 수익이 전 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다.

하반기 중소형 패널은 시장 수요 둔화 우려가 있으나,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 확대와 가동률 향상으로 상반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 패널의 경우는 업계의 생산량 확대로 시장 불확실성도 증가되나, 8K·초대형 등 프리미엄 TV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모니터·PID(Public Information Display) 등의 사업도 강화해 수익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매출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IM 부문은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갤럭시S10' 판매 둔화 등 플래그십 제품 판매량 감소와 중저가 제품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1조5600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4조600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CE 부문은 매출액 11조700억원, 영업이익 7100억원을 기록했다. TV 사업은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초대형 등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증가했으나 시장 가격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