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놓고 '카드' 꺼내고...팀 쿡의 사과 요리

2019-07-31 17:41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신용카드인 애플카드 출시 일정을 8월로 못박았다. 결제 시장의 지각변동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쿡 CEO는 30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일부 직원들이 애플카드를 시험하고 있다"며 "8월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출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애플카드는 아이폰 내 지갑(월렛)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결제할 때는 앱을 탭 하거나 티타늄 소재 실물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연회비가 들지 않고 해외 여행할 때나 해외 웹 사이트 사용시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구매액 1~3%를 돌려주는 캐시백 제도도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신용카드 제도를 통해 돈을 벌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카드가 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애플은 이미 지난 3월 애플카드 출시를 예고했다. 구독형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TV+(플러스)와 뉴스 구독 서비스인 뉴스+를 발표할 때 함께 공개했다.

애플이 새로운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그간 애플에서 효자 노릇을 했던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뜻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아이폰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절반(48.3%)도 차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이후 7년여 만에 처음이다.

애플카드가 사용화되면 기존 아이폰 이용자들을 계속 애플 제품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온라인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렛 앱을 지렛대로 활용해 더 많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시장의 우려도 적지 않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5%가 애플카드를 신청하겠다고 관심을 보였으나 기술적 문제를 우려해 카드 신청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답변이 나왔다"며 "애플이 최초로 선보이는 독점적인 카드인 만큼 이용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원활한 출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애플카드의 캐시백 제도는 앱 이용시(2%)와 실물 카드 사용시(1%) 적립량이 다르다"며 "자사 결제시스템인 '애플페이' 사용을 장려하는 것이지만 기술적 문제를 차단하지 못하면 부작용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한편 애플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2.18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538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 증가한 것으로 2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치라고 외신은 전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