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오늘 출국…한국·일본 무역분쟁 '제2차 외교전' 펼친다

2019-07-31 08:49
다음달 태국서 열리는 아세안 외교 축제
강 장관, 31~1일까지 8개국 외교장관 릴레이 회담...한일 양자회담 성사될까
일본 무역보복 조치 부당함 아세안 국가들에 알릴 기회...북미 고위급 회동 이뤄질지도 관심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 수장들이 태국 방콕에 속속 집결한다.

다음주까지 방콕에서 진행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비롯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강 장관은 31일 오전 출국해 방콕에는 오후에 도착할 예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등도 이날 오후 태국에 도착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은 이미 방콕에 도착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부터 다음달 1일까지 8개국 외교장관과 양자회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고노 외무상과의 한일 외교장관 회담 여부는 아직 정확한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한일 양자회담으로 진행될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포함되는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동으로 추진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강 장관이 고노 외무상을 만나면 지난 4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한일 장관의 첫 대면이 될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강 장관은 일본 측에 수출규제를 철회하고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대상국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지 말도록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장관은 각종 다자회의에서도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자유무역 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을 적극 지적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역시 한국 주장에 적극 반박할 것으로 예상돼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가 열렸던 스위스 제네바에 이어 방콕에서도 치열한 한일 외교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ARF에서는 북미 정상이 합의한 비핵화 실무협상에 대해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북한이 ARF에 가입한 2000년 이후 매해 외무상을 참가시켜온 만큼 당초 이번 ARF를 계기로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올해에는 리용호 외무상의 불참으로 물거품이 됐다.

북한 측에서는 ARF에 누가 참석하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앞서 해외 소식통들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김제봉 태국 주재 북한 대사 등이 참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방콕에 집결해 한미·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가 별도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