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갈등보다 협력 초점" 왕이 "수교 초심 지켜야"
2024-05-13 19:38
반년만의 한중 외교회담…조태열·왕이 첫 대면회동
조태열 "얽힌 실타래 하나씩 풀자"
왕이 "어려움 증가...공동이익 맞지않아"
조태열 "얽힌 실타래 하나씩 풀자"
왕이 "어려움 증가...공동이익 맞지않아"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카운터 파트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베이징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조태열 장관과 왕이 부장은 이날 처음 대면 회동했다. 회담은 이날 오후 5시경(현지시각) 베이징시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렸다.
회담에는 한국 측은 정재호 주중대사,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 이준일 북핵외교기획단장 등이 참석했고, 중국 측은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류진쑹 외교부 아주사 사장(국장급) 등이 들어와 장관을 포함해 모두 17명이 배석했다.
왕 부장은 "최근 중·한 관계가 직면한 어려움과 도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이는 양측의 공동 이익에 맞지 않을 뿐더러, 중국이 원하지도 않는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중국과 함께 중·한 수교의 초심과 선린 우호의 방향을 견지하고, 호혜 협력의 목표를 확고히 하며, 간섭을 배제해 서로 마주보며 앞으로 나아가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한 발전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왕 부장은 전임자인 박진 전 장관을 '하오펑유(好朋友, 친한 친구)'라고 부르며 안부를 전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조 장관도 이어진 모두 발언에서 “이번 방문이 방문을 위한 방문에 그치지 않고, 양국간 얽혀 있는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 한·중 관계가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도록 물꼬를 트는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은 “새로운 한중 협력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속도와 규모가 아니라 상호 신뢰 증진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을 다지는 데 더욱 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 몇 년간 악화된 양국민의 상호 인식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는 역지사지 자세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공감대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따른 양국 관계 제약 요인을 최소화하고 갈등보다는 협력에 초점을 맞춰 작은 일부터 하나씩 착실하게 성과를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조 장관과 왕이 부장은 회담에 이어 만찬을 함께 하며 양국 관계 발전 방향과 고위급 교류와 공급망 협력, 북핵·북한 문제 등과 함께 이달 말 개최로 조율 중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일정과 의제 등도 논의한다.
한·중 외교장관이 마주한 것은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계기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한국 외교장관의 베이징 방문은 2019년 8월 당시 강경화 장관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조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경색 국면에 놓인 한·중 관계가 고위급 교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