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보이콧 재팬’ 유니클로 한산, ‘니코앤드’ 문전성시…“앗! 일본브랜드인지 몰랐어요”
2019-07-31 07:55
갓덴스시·코코이찌방야 등도 인기...노노재팬 검색에도 안나오는 브랜드 많아
일본 제품 불매운동 확산에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는 거리의 매장들.
노란색 바탕에 검정색으로 크게 적혀있는 '70% 세일' 문구는 강남역을 오가는 사람들을 ‘니코앤드(Niko and)’ 매장 안으로 불러들이기 충분했다.
30일 오후 방문한 서울 강남역 니코앤드 매장에는 10~20대의 여성 소비자가 주를 이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본 불매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와중에 SNS 활용도가 높은 젊은층이 이 매장의 주소비층이란 점이 이채로웠다.
하지만 매장을 찾은 소비자 대부분은 니코앤드가 일본 브랜드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학생 이승희씨(여·22)는 "일본 브랜드인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니코앤드가 일본 브랜드임을 모르고 사실상 "70% 세일"이란 파격 문구에 이끌려 방문한 소비자가 많았다.
일본어로 된 가격 상표 위에 한국어 표기된 상품 정보가 덧붙여져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직장인 강성연씨(여·40대·가명)는 "가격표까지 확인하지 않아 일본 제품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도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가 많다보니 점원들은 상품을 진열하거나 피팅룸 앞에서 손님을 응대하기 바빴다.
갑작스런 상품 문의에 진열하던 티셔츠를 내려놓고 고객 응대를 하는 점원도 눈에 띄었다. 불매운동 이후 매장을 찾는 소비자 수에 변화가 있냐는 질문에 매장 점원은 "업무 중이라 답변 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같은 시간대 니코앤드 강남점 맞은편에 위치한 유니클로 강남점에는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적어 직원들이 상품진열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또 다른 일본 브랜드 매장에서도 불매 운동 분위기를 감지하기 어려웠다.
점심시간이 임박한 서울 명동의 ‘갓덴스시’ 매장에는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매장으로 들어갔다. 갓덴스시는 1986년 일본 사이타마현 1호점을 시작해 도쿄를 중심으로 300여개 점포를 가지고 있다. 한국엔 10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직장인 최남훈씨(남·40대·가명)는 "점심 메뉴를 선택할 때까지 일본 불매운동을 신경써야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자의 반응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는 이번 달에도 계속 포털사이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갓덴스시 방문후기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농심이 운영하는 일본 카레전문점 ‘코코이찌방야’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서울 강남의 코코이찌방야에는 점심시간이 훌쩍 넘었지만 5개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인근에 있어 시간대와는 관계없이 소비자들이 꾸준히 찾는다고 한다.
서울 명동의 코코이찌방야 역시 관광객이 많은 명동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일본 불매 운동과 크게 관련 없는 외국인 손님이 많이 찾는 분위기였다.
한편 일본 제품과 대체제를 알려주는 웹사이트인 '노노재팬(NONOJAPAN)'에서 검색되지 않는 제품이나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영향권을 피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노노재팬 웹사이트에는 니코앤드와 갓덴스시, 코코이찌방야는 없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불매해야할 일본 제품이 공유되고 있지만 노노재팬 웹사이트에 비하면 영향력이 적은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