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기업 농심, ‘신라면 건면’ 美 수출···“일본 잡는다”

2019-07-30 17:49
농심, 5만 박스 선적 준비, 오는 9월 미주시장 판매 개시

농심 신라면건면 수출용 제품[사진=농심 제공]



올해 농심이 내놓은 제품 가운데 대박으로 꼽히는 ‘신라면건면’이 미국 수출길에 오른다. 현지 시장을 70% 넘게 장악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과 정면으로 맞선다는 포부다.

농심은 30일 신라면건면 미국 수출을 위해 제품 약 5만 상자(160만개) 선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9월부터 서부 및 동부 대도시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미국 전역에 판매망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신라면건면은 농심의 건면기술력을 대표 제품 신라면에 접목해 개발한 전략제품이다. 지난 2월 초 첫선을 보인 후 5개월 만인 이달 말까지 누적 판매량 3200만개를 돌파했다. 이 같은 입소문이 해외 교포시장에도 퍼지면서 출시 6개월 만에 미국 수출로 이어졌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현재 미국 라면시장에서 일본 동양수산(점유율 46%)과 일청식품(30%)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은 15%로 3위다. 10년 전 2%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농심의 성장세는 괄목할만 하다.

농심은 미국시장에서 이미 자리잡은 신라면에 이어 신라면건면을 내놓고 현지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라면·신라면블랙·신라면건면 3총사로 일본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다. 저가제품 위주의 일본 라면과는 맛이나 품질에서 차별화했다고 농심은 자신했다.

미국에서도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트렌드가 꾸준히 확산하면서 관련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 입어 주류(主流)시장에서 농심과 신라면 브랜드 위상도 높아졌다. 신라면은 미국 전역 월마트 4000 여개 점포에 입점해 판매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의 문경선 식품-영양 부문 수석 연구원은 “최근 미국 식품시장에선 채식주의, 저열량 등 맛과 건강을 함께 고려한 제품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올해 여러 세미나를 통해 저열량 식단의 하나로 신라면건면을 소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교포 시장을 비롯해 월마트, 코스트코 등 메인스트림 시장에 신라면건면 입점을 서두를 계획”이라며 “신라면의 진화를 표방한 신라면건면은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농심의 전략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미국을 시작으로 올해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신라면건면 수출지역을 넓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