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TV 수익성···고민 깊어지는 권봉석 사장

2019-07-30 18:25
2분기 부문별 엇갈린 성적표 받아들어
스마트폰·TV 사업, 경쟁 심화·시장 정체로 부진
신가전 효과로 생활가전 분기 매출 6조원 돌파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가전 사업 선전에 힘입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며 순항했다.

다만 고질적인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은 털어내지 못했다. 여기에 TV 수익성마저 악화하며 영업이익이 주저앉았다. 지난해 11월부터 스마트폰과 TV 사업을 함께 이끄는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 스마트폰 17분기째 적자···TV도 저조

LG전자는 올 2분기 매출 15조6292억원에 영업이익 6523억원을 올렸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5조194억원)에 비해 4.1% 늘었고, 전분기(14조9151억원)보다도 4.8%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7년 4분기(16조9600억원)와 지난해 4분기(15조7700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것이며, 2분기로는 역대 최고치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본부는 3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폭을 키웠다. 이는 전년동기 영업손실액인 1854억원보다는 약 69%,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035억원보다는 약 54% 급증한 수치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올 상반기 출시한 'V50 씽큐(ThinQ)'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자, 2000억원 초반대 적자를 예상했다. 하지만 5세대(5G) 스마트폰의 마케팅 비용과 평택 생산라인의 베트남 이전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V50 ThinQ가 한국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지만, 북미·중남미 등 해외 시장에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 평택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데 발생하는 비용이 모두 2분기에 적용됐다"고 밝혔다.

다만 LG전자는 베트남 이전이 9월경 완료되면 인건비·재료비·외주비·가공비 등이 감소해 연간 500억~1000억원의 원가 절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V 등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본부는 2분기 매출 3조6712억원, 영업이익 2056억원을 각각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8.6%에서 5.6%로 크게 감소했다. 올레드TV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친 데다 중국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하며 프리미엄 TV 시장의 경쟁력이 심화하며 부진했다. 여기에 환율 흐름도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흑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LG전자 관계자는 "매출이 유럽, 중남미 등에서 수요가 줄며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효과를 누렸던 전년 대비 감소했다"며 "영업이익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환율 약세로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올레드 TV, 슈퍼울트라HD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TV를 앞세워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목표다. 또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 가전은 'LG' 입증···新가전 판매 확대

반면 송대현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사장)이 이끄는 가전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H&A 본부는 매출 6조1028억원을 올리면서 전분기에 세웠던 신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생활가전 분기 매출이 6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7175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7000억원대를 기록했으며, 역대 2분기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북미, 유럽, 중동·아프리카 등 해외 전 지역의 판매호조가 좋은 실적으로 이어졌다"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 '신가전' 판매량 또한 확대됐다"고 말했다.

자동차부품솔루션(VS) 부문은 영업손실 55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인수한 자동차용 조명업체 ZKW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매출은 전분기에 이어 늘어났으나 자동차 시장의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영입이익이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비즈니스솔루션(BS) 부문은 58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태양광 모듈은 유럽·북미 등에서 가정용 제품이 확대됐고, 디스플레이 사업은 프리미엄 중심 판매 증대가 영향을 미쳤다.

LG전자 관계자는 "3분기에는 소비,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영국의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도 커질 전망"이라며 "이익이 전제된 성장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프리미엄 제품과 기업간 거래(B2B) 사업성과에 대한 기여도를 점차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