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펑 전 총리 영결식에 시진핑·장쩌민 등 참석...톈안먼 조기 게양

2019-07-29 21:25

고(故) 리펑 전 중국 총리 영결식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등 전현직 국가·지도자들이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중국 베이징 소재 바바오산(八寶山)혁명공묘에서 열린 영결식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리잔수(栗戰書)·왕양(汪洋)·왕후닝(王滬寧)·자오러지(趙樂際)·한정(韓正) 등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과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참석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은 장례식장을 직접 찾는 대신 화환을 보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오전 바바오산 혁명공묘에서 열린 리펑 전 총리 영결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국영중앙CCTV]

거동이 불편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29일 바바오산 혁명공묘에서 열린 리펑 전 총리 영결식에 참석해 부축을 받으면서 애도를 표하는 모습. [사진=중국CCTV]


이날 오전 열린 영결식에는 시 주석 등 참석자들이 생화 속에 모셔진 리펑 동지의 시신 앞에 기립해 묵도하고 절한 뒤 동지의 가족들과 악수하며 애도를 표했으며, 영결식에 이어 시신은 화장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통신은 "고인의 별세를 전후해 전·현직 지도자들이 일제히 병문안하거나 애도를 표하고 가족에게 문안을 전했다"며 "당·정 기관 책임자들도 영결식에 참석하거나 애도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날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는 리펑 동지 죽음을 애도하는 뜻에서 조기가 게양됐다고도 통신은 전했다.

29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는 리펑 동지 죽음을 애도하는 뜻에서 조기가 게양됐다. [사진=신화통신]


1989년 6월 톈안먼 사태 강경 진압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리펑 전 총리는 지난 22일 밤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리 전 총리를 둘러싼 중국 국내외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그는 톈안먼 사태 당시 덩샤오핑(鄧小平) 등 최고 지도부 지지 아래 인민해방군과 탱크를 동원해 톈안먼 시위대를 무력진압하는 걸 총지휘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약 20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등 서방국에서는 사망자가 사실상 수천명에 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인권단체는 그에게 '톈안먼 학살자'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실제로 주요 외신들은 앞서 리 전 총리 부고 소식을 전하며 "톈안먼에서 계엄령을 선포한 리펑이 사망했다(블룸버그 통신)", "톈안먼 광장 시위 진압을 위해 정예부대를 투입한 강경총리(가디언)"라고 표현했다.

반면 신화통신은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국무원,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명의로 발표한 부고에서 그를 "중국 공산당 우수당원, 충성스런 공산주의 전사, 걸출한 무산계급 혁명가이자 정치가, 탁월한 지도자"라고 묘사했다.

통신은 특히 1989년 6월 톈안먼 사태 강경 진압과 관련 "리 전 총리가 과감한 조치를 취해 반혁명 폭동을 진압하고 국내 정세를 안정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가 당과 국가의 미래 운명과 관계되는 중대한 투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발휘했다”며 "그의 죽음은 당과 국가의 중대한 손실"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리펑 전 총리 별세.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