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화 첫 시도'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 외지 관객 '북적'

2019-07-29 15:52
이틀간 2만5천명 참가…주최측 “합리적 가격, 라인업 강화로 국내대표 록페 성장 가능성"

2019 부산국제록페스티벌 공연 모습.[사진=부산시 제공]

개최 20년 만에 처음 유료화를 시도한 올해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전체 관객 2만500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 외지인으로 채워지면서 국내 대표적인  '록페'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삼락생태공원에서 27~28일 이틀 동안 진행된 '2019 부산록페'에는 이틀간 2만5000여명이 모여들었다. 

지난해 사흘간 공연에 6만4000명이 찾았던데 비하면 크게 줄었지만, 올해가 페스티벌 유료화 첫 해인데다 전국적으로 대형 뮤직페스티벌·내한공연이 4개 이상 집중적으로 열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이었다는 게 주최측 평가다.

올해 부산록페에 투입된 총사업비는 약 20억원 가량이다. 부산시는 이 가운데 5억 원을 시비로 지원하고, 나머지 15억 원을 각종 협찬과 티켓 판매를 통해 벌어들일 계획이었다. 부산시는 협찬금 조기 확보와 티켓 연계상품 개발, 홍보에 집중한 지난해에 비해 6배가 넘는 협찬수입 5억5000만원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올해 부산록페 유료 입장권 판매비율이 부산이 아닌 수도권 지역에서 월등히 높았다는 점에서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판매된 입장권이 43%에 달했고, 경남·울산·대구 지역이 13%를 차지했다. 이는 다른 지역 관람객들을 위해 행사장과 국내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셔틀버스와 요금 할인, 수서고속철도(SRT)와 연계한 각종 할인상품 등을 운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행사장내에 마련된 부산 관광기념품 판매대에도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부산 이외 지역에서 찾아온 관객이 대다수임을 실감케 했다.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이 행사장인 삼락생태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부산시 제공]

부산 시민은 전체 관객의 35%를 차지해 다른 지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입된 유료화 정책의 애초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록페 행사장 인근 호텔 등 숙박업소가 조기 매진된 것으로 확인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산록페 성공여부에 각별한 관심이 쏠렸던 이유는 록 장르 자체에 대한 관객 수요가 줄어든 데다, 지난 26일 수도권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모 록페스티벌이 돌연 취소되는 등 ‘한국형 여름 록페스티벌’의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어두운 가운데 유료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올해 부산록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서, 입장료 가격을 합리적으로 유지하고 라인업을 좀 더 강화한다면 유료화 정책을 지속하는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부산시는 판단하고 있다.

부산록페 티켓 가격은 2일권 8만8000원, 1일권 6만6000원으로 국내 다른 록페스티벌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올해 라인업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이틀간 메인무대 공연에만 9개국에서 총 28팀이 참여했다. 신인들의 프린지 무대, 디제이(DJ) 무대, 캠핑장 무대 등 5개의 무대를 모두 합치면 이틀간 87팀이 참가했다.

부산시 축제 관계자는 "올해 끌어올린 인지도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좋은 라인업은 물론, 더 많은 협찬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행사를 더욱 안정화시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록페스티벌로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