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리커창, 존슨 英총리에 축전..."협력 강화하자"

2019-07-26 11:35
中, 홍콩 시위 지지하는 英에 적극 공세...일대일로 러브콜도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에게 축전을 보냈다.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두둔해온 영국의 기조를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26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리 총리가 전날 존슨 총리의 당선을 축하하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리 총리는 축전에서 "최근 수년간 중국과 영국 관계는 전반적으로 발전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양국은 밀접한 고위급 교류를 유지해 각 방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은 영국과 관계 발전을 중요시한다"며 "앞으로도 양국이 상호 존중과 평등을 토대로 정치적 상호 신뢰를 돈독히 하고 여러 영역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가 '황금시대'로 안정적으로 나가기 위해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수호, 개방형 세계 경제 건설에 기여하자"고 강조했다. 

영국은 최근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를 지지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샀다. 홍콩을 식민 통치했던 영국은 홍콩 시위는 민주적 의사표시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존슨 총리도 지난 3일 "홍콩 시민들은 자신들의 인권을 침해받을 수 있는 중국의 송환 제안을 우려할 권리가 있다"며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취임 후 태도를 바꿨다. 지난 24일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새 정부는 대단히 친중적 정부가 될 것"이라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정책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러한 영국의 손길을 마다할 필요가 없다. 유럽에서 동유럽과 그리스, 포르투갈 등 비주류 국가만 일대일로에 참여했지만 지난 3월 이탈리아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영국까지 끌어들인다면 중국은 든든한 우군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지난 2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일부 시위대는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건물 앞까지 진출해 중국 국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지는 등 반중 정서를 드러냈다. 시위가 격화되자 중국 국방부는 사태가 악화하면 홍콩에 주둔하는 인민해방군을 개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리커창 중국 총리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