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한 ECB..통화부양책 강력 시사
2019-07-25 22:00
9월 예금금리 인하 및 자산매입 재개 가능성
ECB 비둘기 신호에 獨국채 금리·유로 하락
ECB 비둘기 신호에 獨국채 금리·유로 하락
유럽중앙은행(ECB)이 25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앞으로 경기부양으로 선회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신호했다. 이르면 9월 ECB가 예금금리를 인하하고 자산매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 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현행 -0.4%와 0.25%로 각각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ECB는 앞으로 추가 부양에 나설 것임을 강하게 신호했다. ECB는 성명에서 "금리가 적어도 2020년 상반기까지 현행 수준 내지 더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6월 통화정책회의 성명에서 '더 낮은 수준'이라는 문구를 추가한 것인데, 블룸버그통신은 ECB가 9월 예금금리 인하를 위한 문을 열어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ECB는 또 성명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여러 옵션을 검토한다고 밝히며, 금리인하 외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띄웠다. 로이터통신은 자산매입 재개, 통화긴축 기준 상향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CB는 유로존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3월 자산매입을 시작했다가 지난해 말 종료했다.
데이비드 파월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안내)에 변화를 줌으로써 예금금리 인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번 성명은 또 자산매입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는 강한 신호를 발신했다. 우리는 두 가지 조치 모두 9월에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CB의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신호에 이날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수익률)이 -0.42%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를 찍었다. 달러·유로 환율은 장중 1.1108달러까지 미끄러졌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ECB가 목표로 하는 2%를 계속 밑돌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이달 30~31일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이자 ECB 역시 부양책 채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