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통 큰 투자'로 시동 건 구미형 일자리…막 오른 韓·中·日 이차전지 '삼국지'

2019-07-26 00:00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 2호 구미형 출범…LG화학 5000억 통 큰 투자
문재인 대통령, 일정 추가해 협약식 참석…"日수출규제 속 자신감 확인"
오는 2024년까지 양극재 6만t 생산공장 건설…일자리 1000개 창출 기대
미래먹거리 'TK 이차전지 벨트' 구축 속도…中 아성 따라잡기 본격화 예상

"이차전지 경쟁을 둘러싼 한·중·일 삼국지의 막이 올랐다." 노·사·민·정 사회적 대타협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상생형 구미형 일자리'가 25일 첫발을 내디뎠다. LG화학은 5000억원의 '통 큰 투자'로 구미 지역을 이차전지 양극재 산업의 메카로 끌어올리기 위한 플랜을 가동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애초 일정에 없던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협약식'에 참석, 정부의 총력 지원을 약속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2019년 세법개정안’ 발표를 통해 상생형 지역일자리에 참여한 기업이 사업용 자산에 투자할 경우 투자 공제율을 확대(중소기업 3→5%, 중견기업 1∼2%→5%)하기로 했다.

◆LG화학 5000억 투자··· 文대통령, 對日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경북 구미 컨벤션센터인 구미코에서 열린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LG화학은 경북도, 구미시와 구미국가산업5단지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 신설 협약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경상북도와 구미시, LG화학은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구미컨벤션센터(구미코)에서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협약식'을 열고 이차전지 양극재 분야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장세용 구미시장,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와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 수석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구미형 일자리는 지난 1월 광주형 일자리에 이은 정부의 두 번째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이다. 

LG화학은 2020∼2024년 구미국가산업5단지 내 부지 6만여㎡에 5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이차전지 양극재 6만t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 연관 기업의 간접 고용 효과를 더하면, 1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

전기차 이차전지 배터리의 4대 핵심 원료(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중 하나인 양극재는 생산원가의 약 40%에 달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4∼5% 수준인 전 세계 차량 대비 전기차 비중은 2038년 과반을 돌파한 뒤 2050년에는 90%에 달할 전망이다. 그야말로 미래 먹거리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축사를 통해 "핵심 소재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국가적 과제인 지금 구미형 일자리 협약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바라는 산업계와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TK 이차전지 벨트 구축··· 中 따라잡기 본격화
 

경상북도와 구미시, LG화학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구미컨벤션센터(구미코)에서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협약식'을 열고 이차전지 양극재 분야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사진은 청와대 춘추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특히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국내 투자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일본발(發) 경제 보복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아울러 "상생형 지역 일자리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우리 제조업을 일으켜 세우는 길,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로 가는 길, 노사가 상생하고 원·하청이 상생하고 기업과 지역이 상생하는 길"이라며 "상생형 지역 일자리에 더욱 박차를 가하려면 국가균형특별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며 국회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신(新)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대구·경북(TK) 이차전지 벨트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2개국(G2)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자동차(BEV+PHEV) 시장 규모는 201만8000대로 전년 대비 64.5% 성장했다. G2의 점유율은 전 세계 80%에 육박한다. 1위인 중국의 점유율은 61.8%(125만대)에 달한다. 미국은 17.9%(36만대) 수준이다.

지난해 개별기업의 전기차 이차전지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중국의 CATL(23.0%)과 일본의 파나소닉(21.9%)이 1∼2위를 각각 차지했다. 중국 기업은 10위권에 6개나 포함됐다. LG화학(10.2%)과 삼성SDI(5.5%·이상 유안타증권 집계)는 4∼5위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경북 구미 컨벤션센터인 구미코에서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 협약식'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LG화학은 경북도, 구미시와 구미국가산업5단지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 신설 협약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