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도발'.. 중·러 KADIZ 무단 침입 사태 재구성

2019-07-24 09:19

군 당국이 지난 23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5대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 침입해 3시간 가량 종횡무진 비행한 의도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는 이날 오전 7시 전후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합류해 남하하는 과정에서 KADIZ에 진입했다. 중·러 군용기가 KADIZ에 머문 시간은 중국 1시간 25분, 러시아 1시간 33분 등 3시간 정도다.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사진=연합뉴스]



먼저,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는 오전 9시9분부터 3분가량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공군은 F-15K와 KF-16 전투기 10여대를 출격시켜 1차적으로 플레어 10여 발을 투하하고 침범한 러시아 A50 전방 1㎞ 거리에 80여 발의 경고사격을 가했다.

이에 러시아 A50은 9시12분 영공을 벗어나 KADIZ 밖으로 비행하다 9시33분쯤 다시 독도 영공을 4분 정도 침범했다. 공군은 2차적으로 플레어 10여 발을 추가 투하하고 280여 발을 경고 사격했다.
 

러시아 TU-95 폭격기[사진=연합뉴스]



러시아 A50과 마찬가지로 독도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TU-95 폭격기는 오전 9시15분에 KADIZ를 이탈했다가 오전 9시28분에 KADIZ에 재진입했다. 이후 오전 9시33분에 독도 영공을 2차 침범했다. F-15K와 KF-16 전투기가 경고사격을 하자 오전 9시37분에 독도 영공을 이탈해 북상했다. 2차 영공 침범은 오전 9시33분부터 37분까지 4분간이다. 러시아 TU-95 폭격기는 최종적으로 오전 9시56분에 KADIZ를 이탈했다.
 

중국 H-6 폭격기[사진=연합뉴스]


중국 H-6 폭격기는 오전 6시44분쯤 이어도 북방에서 KADIZ로 2대가 최초 진입했다가 7시14분쯤 이어도 동방으로 이탈해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안쪽으로 비행했다. 이후 7시49분쯤 울릉도 남방 약 76마일(약 140㎞) 정도에서 KADIZ로 재진입했다.

중국 H-6 폭격기는 이후 북쪽으로 기수를 돌려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지나 8시20분쯤 KADIZ를 이탈했다가 13분 뒤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러시아 군용기 2대와 합류해 다시 남하했다.

최종적을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은 8시40분쯤 울릉도 북방 약 76마일(약 140㎞)에서 함께 KADIZ로 재진입해 비행하다가 9시4분쯤 울릉도 남방에서 이탈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합참 청사로 두눙이(杜農一) 주한 중국 국방무관과 니콜라이 마르첸코 주한 러시아 공군 무관을 초치해 사전 통보 없이 KADIZ에 진입, 우리 영공에 근접해 민감한 지역을 장시간 비행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은 한국이 '적반하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이 러시아의 리아 노보스티 통신(RIA) 보도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의 전략폭격기 여러 대가 한국의 영공을 침범했다는 한국군의 발표를 부인하며, 오히려 한국 군용기들이 자국 항공기를 위협하는 위험한 작전을 펼치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KADIZ는 영공이 아니며, 모든 국가가 그곳에서 이동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