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폭격기 독도영공 침범..."한미 연합훈련 겨냥한 시위인 듯"
2019-07-23 16:03
軍 360여발 경고사격...각국 대사관 초치해 엄중 항의 방침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23일 오전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다. 러시아 폭격기는 중국 폭격기와 연합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3시간가량 무단 침입했다. 다음 달 5일부터 3주가량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한 일종의 대미 압박성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KADIZ를 무단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H-6 폭격기(2대), 러시아 군용기는 TU-95 폭격기(2대)와 A-50 조기경보통제기(1대)로 파악됐다.
합참 관계자는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는 이날 오전 7시 전후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합류해 남하하는 과정에서 KADIZ에 진입했다"며 "중·러 군용기가 KADIZ에 머문 시간은 중국 1시간 25분, 러시아 1시간 33분 등 3시간가량이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제주 서남방 이남과 동해 NLL 북방에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를 포착할 때부터 공군 F-15K와 KF-16 전투기 10여대를 긴급 투입했다.
공군은 KADIZ를 무단 침입한 중국 폭격기에 대해 20여회, 러시아 폭격기와 조기경보기에 대해 10여회 등 30여회 무선 경고방송을 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 측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한국이 '적반하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이 러시아의 리아 노보스티 통신(RIA) 보도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의 전략폭격기 여러 대가 한국의 영공을 침범했다는 한국군의 발표를 부인하며, 오히려 한국 군용기들이 자국 항공기를 위협하는 위험한 작전을 펼치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KADIZ는 영공이 아니며, 모든 국가가 그곳에서 이동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주한 중국 및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를 초치, 사전 통보 없이 KADIZ 진입 및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매우 엄중하게 항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