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제] "돈세탁, 출국금지령…" '버핏과의 점심' 주인공 둘러싼 논란

2019-07-24 10:37
'신장결석' 질환으로 버핏과의 점심 '연기' 의사 밝혀
불법자금조달, 돈세탁 등 혐의로 출국금지령 보도엔 '반박'
암호화폐 트론 창시자, 여러 사업 둘러싼 의혹 증폭

올해 ‘버핏과의 점심’ 주인공을 둘러싼 논란이 가득하다. 중국 암호화폐 전문가 쑨위천(孫宇晨, 저스틴 쑨)이 건강 상의 이유로 버핏과의 점심이 '연기'된 것을 두고 불법자금 조달, 돈세탁, 출국금지설 등 추측과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트론(Tron) 창시자이자 세계 최대 개인간(P2P) 공유플랫폼 비트토렌트(BitTorrent) 최고경영자(CEO)인 쑨은 지난달 456만7888달러(약 53억원)라는 사상 최고가로 버핏과의 점심 경매에 낙찰됐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매년 버핏과 점심 경매를 진행해 왔으며, 경매 수익금 전액은 기부된다.

쑨 CEO는 그런데 지난 23일(현지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갑작스런 신장결석으로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 버핏과의 오찬은 취소한다"며 "이미 납부한 기부금은 예정대로 기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버핏 측에선 “시간을 재조정할 것”이라며 버핏과의 점심 날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날 저녁 중국 현지 언론에서 쑨 CEO가 최근 불법 자금조달 등 혐의로 ‘출국금지령’을 당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중국 온라인경제매체 차이신망은 쑨 CEO가 버핏과의 점심을 대대적인 사업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면 관리감독 당국의 감시망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온라인금융 규제 당국인 국가인터넷금융리스크점검소조가 불법 자금 모집, 돈 세탁, 음란 컨텐츠 공급, 도박 등 혐의로 그를 공안(경찰)에 기소토록 건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는 현재 출국금지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했다.

이에 대해 쑨 CEO는 이날 저녁 즉각 SNS를 통해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병이 다 나으면 외부활동을 하겠다고 전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도 24일 아침 "그가 버핏과의 오찬 날짜를 연기하기로 했으며,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 저택에서 요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핏과의 점심' 취소 논란에 전날 밤 11시(현지시각) 기준 암호화폐 트론 시세는 전 거래일 대비 25% 하락, 세계 10대 암호화폐 순위에서도 밀려났다.

1990년생으로 올해 29세인 쑨 CEO는 중국 명문 베이징대 역사학과를 1등으로 졸업하고,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한 곳인 펜실베니아대에서 석사를 밟았다. 지난 2015년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창설한 '후판 대학'의 1기 입학생이기도 하다.

2017년 암호화폐 트론을 창설하며 그해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꼽은 아시아 30세 이하 창업자 30인에 이름도 올렸다. 특히 그가 버핏과의 점심에 낙찰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비관론자로 불리는 버핏 회장의 생각이 바뀔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렸다.

쑨 CEO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그만큼 그의 사업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버핏과의 점심에 낙찰된 것은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 트론 투자를 띄워서 떼돈을 벌려는 수작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가 운영하는 음성채팅앱 '페이워(陪我)'에 외설적인 컨텐츠가 가득하다는 중국 누리꾼들의 폭로도 쏟아졌다. '페이워'는 미국 영화 ‘허(Her)’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앱으로, 익명의 회원간 무작위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워런 버핏(왼쪽)과 쑨위천 [사진=쑨위천 웨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