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버핏과의 점심'에 낙찰된 다섯번째 중국기업인은 암호화폐 전문가
2019-06-04 09:57
54억 낙찰주인공…'트론' 창시자 쑨위천 비트토렌트 CEO
비트코인 '비관론자' 버핏 마음 사로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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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 CEO는 3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버핏과의 점심에 낙찰됐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중국 시나재경 등 현지 언론이 4일 보도했다.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베이 경매에 따르면 그는 456억7888만 달러(약 54억원)라는 사상 최고가로 버핏과의 점심에 낙찰됐다. 지난해(330억100만 달러)와 비교해 낙찰가가 126만7788달러(약 15억원) 높아진 것이다.
쑨 CEO는 웨이보에서 스스로를 "버핏의 가치투자 이념에 대한 오랜 신봉자"라고 표현하며 그동안 블록체인 업계 저명인사를 초청해 버핏과 교류하고 싶었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를 통해 최고의 전통적 투자자의 디지털 화폐에 대한 이해와 호감을 높여 전체 업계가 진정한 이익을 누리도록 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실제로 쑨 CEO는 블록체인 업계 저명인사들과 함께 뉴욕에 가서 버핏과의 점심을 가진다는 계획이다.
또 그는 "버핏과의 점심을 계기로 투자와 인생의 노하우를 배울 것"이라며 "이는 트론과 비트토렌의 새로운 시작점으로, 전체 블록체인 업계 발전사의 중요한 한걸음을 내디딜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 버핏 회장은 그동안 비트코인에 대해 '쥐약', '도박' 등 부정적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암호화폐 전문가인 쑨 CEO가 과연 점심을 계기로 버핏 회장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암호화폐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1990년생으로 올해 29세인 쑨 CEO는 칭하이성 시닝 출신이다. 중국 명문 베이징대 역사학과를 1등으로 졸업하고,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한 곳인 펜실베니아대에서 석사를 밟았다. 지난 2015년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창설한 '후판 대학'의 1기 입학생이기도 하다. 2017년 암호화폐 트론을 창설하며 그해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꼽은 아시아 30세 이하 창업자 30인에 이름도 올렸다.
워런 버핏이 지난 2000년부터 매년 진행한 '버핏과 점심' 경매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버핏과의 점심을 위해 거액을 써내 경매에 낙찰된 중국 기업인은 쑨 CEO를 포함해 모두 5명이다. 2006년 중국 스마트폰회사 오포를 자회사로 둔 중국 전자회사 부부가오(步步高) 창업자 돤융핑(段永平), 2009년 홍콩 헤지펀드 매니저 자오단양(趙丹陽), 2013년 딩타이신차이(鼎泰新材) 대표 류지루(劉冀魯), 2015년 톈선위러(天神娛樂) 회장 주예(朱曄)다.
버핏과의 점심 경매에 낙찰되면 경매 낙찰자와 그 친구 7명은 뉴욕의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인 스미스 앤 월렌스키(Smith & Wollensky)에서 버핏과 식사할 기회를 갖게 된다. 낙찰자는 약 3시간 동안 계속되는 버핏과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투자 계획을 제외한 모든 질문을 할 수 있다. 경매 수익금 전액은 버핏의 사별한 아내 수전 톰슨 버핏이 활동했던 샌프란시스코의 빈민구제단체 ‘클라이드재단’에 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