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찬식-차경환 검사장 사의...고위직 사퇴 12명째

2019-07-23 14:54
검찰 내부 "남아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

한찬식(51·사법연수원 21기) 서울동부지검장과 차경환(50·22기) 수원지검장이 23일 사의를 표명했다.

한 지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사직인사 글을 올려 "검찰이 어려움에 처한 시기에 도움을 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깨닫고 구성원들이 합심해 노력한다면 앞으로 여러 난관을 잘 헤쳐가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모로 부족했던 사람이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은 동료와 후배 검사님들, 실문관님을 비롯한 검찰가족 덕분”이라면서 “동고동락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울 출신으로 성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한 지검장은 1992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대검찰청 대변인,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법무부 인권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울산지검과 수원지검·서울동부지검을 이끌었다.

한찬식 서울동부지검장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차경환 검사장도 "검사장이라는 막중한 직책까지 겁도 없이 맡아 짊어지고 있다가 이제야 비로소 그 짐을 내려놓는다"라며 "마치 일장춘몽(一場春夢)을 꾼 것처럼 딱히 남기는 것 없이 이렇게 검찰을 떠난다"며 사의를 밝혔다.

차 지검장은 "사법 본질은 증거를 찾거만 만드는 일에 앞서 시비를 가려 듣는 일"며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더 들을 수 있는 지혜로운 길을 찾고 검사의 정체성과 존재이유를 공감하면, 그 길을 걸을 용기와 힘도 얻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1996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차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법무부 대변인, 수원지검 2차장, 법무부 인권국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을 지냈다.

이날 두 지검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25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취임을 앞두고 용퇴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는 12명으로 늘었다

검찰 주변에서는 두 사람 다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보다 사법연수원 선배이기는 하지만 검찰에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의외라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