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한국법인 대표, 한국인·일본인 '스위치' 이유는
2019-07-22 19:02
최근 카메라 업체들이 사령탑을 교체했다. 니콘은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한국인 사장을 선임한 반면, 한국인 대표가 장수하던 캐논과 파나소닉은 일본인 대표로 바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메라 법인 중 니콘과 후지필름을 제외하고 캐논, 소니, 올림푸스, 후지필름, 파나소닉 등 주요 카메라 업체의 대표가 일본인이다.
니콘은 2006년 국내에 법인을 설립한 후 첫 한국인 대표를 기용했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올해 4월 정해환 영업마케팅본부장을 5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캐논은 반대로 한국 법인 설립 후 처음으로 일본인이 최고경영자(CEO)로 올랐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작년 4월 요시카이 슌지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2006년 설립과 함께 강동환 초대 대표가 13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 왔다. 국내 카메라업계 최장수 CEO다. 지난해 요시카이 슌지 대표 취임으로 인해 강동환 전 대표는 고문으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파나소닉의 경우 일본인 대표에서 한국인 대표로 바뀌었다가 또 다시 일본인 대표로 바뀐 경우다. 2000년 파나소닉코리아 설립 이래 본사에서 파견된 대표가 2대까지 경영을 맡았다. 노운하 전 대표는 2010년 4월 일본 파나소닉이 한국에 진출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인 대표로 임명된 후 9년 동안 대표로 재직했다. 파나소닉코리아 역사의 절반을 함께 한 셈이다. 이달 1일에는 쿠라마 타카시 이사가 사장 자리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업체 대부분은 본사가 일본인데 국내 법인의 경우 본사에서 내려오는 경우가 있고, 한국인 임직원이 수장으로 발탁되는 경우가 있다"며 "보수적이고 외국인을 잘 믿지 못하는 일본 기업 분위기상 지금까지 한국인 대표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본 문화상 본사의 일관된 경영 지침에 따라 현지 법인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본사에서 지명한 일본인 CEO가 많은 이유다. 본사에서 선임된 일본인 대표들은 아시아지역에서 활동하다가 한국 대표로 오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글로벌 인맥이 많고 본사와의 긴밀한 연락 또는 정보 교환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언어 소통은 다소 제약이 있다. CEO에게 보고할 때 영어나 일본어로 말하거나 문건을 작성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대표도 있지만 아예 못하는 분들도 있어서 보고를 하거나 사내 소통을 할 때 반드시 통역 가능한 사람이 필요하다"며 "언어에서 오는 특유의 의미와 뉘앙스가 있고 정서 차이로 인해 세세한 것들이 전달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현지법인 대표가 일본인이냐, 한국인이느냐에 따라 취할 수 있는 장단점은 명백한 편"이라며 "다만, 국적에 따라서 일반화하지 않고 본사 내부 전략상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 인재를 선임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