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미중 무역분쟁에 中 진출 한국기업 1년째 '불황'

2019-07-21 15:07
전체기업 절반 "미중 무역분쟁 부정적 영향"
산업연구원, 중국 진출 한국기업 경기실태조사 결과 발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1년째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절반은 미중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北京)사무소, 중국한국상회는 중국에 진출한 7개 업종 218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전체 기업의 2분기 현황 경기실사지수(BSI)를 산출한 결과 시황은 82로 4분기 연속 하락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 수가 더 많음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중국 경기가 부진하고 수출과 내수 수요 모두 위축된 탓이다.

실제로 기업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현지 수요 부진(26.4%)을 가장 많이 꼽았고 수출 부진(16.5%)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대내외 경기가 좋지 않아 대외경쟁 심화(17.0%)와 인력·인건비 판매(10.6%)를 지적한 비율은 전분기보다 줄었다.

다만, 전분기 기저효과로 매출은 89로 전분기의 80보다 9포인트 올랐고 현지판매는 90으로 전분기의 낙폭(11포인트)만큼 반등했다. 설비투자와 제도정책도 각각 102와 81로 전 분기 대비 2포인트와 4포인트 상승했다.

영업환경은 73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업종별 매출 현황 BSI는 제조업이 92로 4분기 만에 상승세를 보인 반면, 유통업은 3분기 연속 떨어지며 71에 그쳤다.

화학(128)은 크게 반등하면서 100을 웃돌았고, 금속기계(103)도 추가 상승했다. 하지만 전기·전자(92)는 기준선 밑으로 하락했고 자동차(66)는 4분기 연속 떨어졌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6포인트 떨어진 78, 중소기업은 13포인트 오른 92를 기록했다.

전체 기업의 3분기 전망 BSI는 시황 97로 다시 100을 밑돈 반면에 매출은 두 자릿수 하락에도 기준선보다 높은 102로 나타났다.

현지판매는 105로 양호했지만, 설비투자(100)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영업환경(83)도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3분기 업종별 매출 전망 BSI는 제조업(103), 전기·전자(129), 자동차(113), 화학(113) 등에서는 낙관적 기대감이 나타났다.

하지만 금속기계(97), 유통업(97) 등은 100 밑으로 다시 하락했고 섬유·의류는 67에 불과했다.

제조업 전체로는 현지 수요 부진(25.7%)과 수출 부진(14.4%) 등 대내외 수요 부진을 응답한 비중이 전분기 26.8%에서 40.1%로 대폭 증가했다.

미·중 통상마찰의 영향에 관한 설문에서는 전체 기업의 49%가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해 전분기(45%)보다 부정적 응답이 증가했다. 특히 매우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15%에 달했다.

아직 영향이 없다는 응답 비중은 2018년 3분기 62%, 2018년 4분기 54%, 올해 1분기 51%, 2분기 49% 등으로 계속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51%)에서 자동차(66%)와 금속기계(53%) 등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을 많이 받았고 유통업(35%)에서도 부정적 응답이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55%)에서 중소기업(47%)보다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답변이 더 많이 나왔다.

부정적 영향의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한 현지 수요 위축을 응답한 비중(61%)이 전분기(57%)보다 늘었고 미국의 중국 제재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21%)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현지 수요 위축의 영향은 자동차(71%)와 화학(79%)을 비롯해 전기·전자(62%), 금속기계(59%) 등에서도 상대적으로 많이 받았다. 미국의 제재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 영향은 섬유·의류(60%) 업종에서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