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구호에 그친 '초당적 협력'… 갈 길 먼 '초당적 대응'
2019-07-19 00:21
文대통령·여야 5당 대표, 日 수출 보복 대응 방안은
日 수출 보복에 추상적 합의…진단·처방서 이견 드러내
정의용 안보실장 "군사정보보로협정 상황 따라 재검토"
日 수출 보복에 추상적 합의…진단·처방서 이견 드러내
정의용 안보실장 "군사정보보로협정 상황 따라 재검토"
"낮은 수준의 합의에 그쳤다." 일본발(發) 경제 보복 '1차 분수령'인 1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머리를 맞댔지만 기대했던 '공동 합의문'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공동 합의문보다 낮은 수준의 '공동 발표문'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공동 발표 문구도 원론적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이란 '총론'에 공감하면서도 실질적 대응 카드 등 '각론'을 놓고는 견해차를 드러낸 셈이다. 공동 발표문이 '말뿐인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이행 과정에서도 험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청와대가 이날 회동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재검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음에 따라 한·일 갈등 국면은 향후 한 달여간 롤러코스터를 탈 것으로 보인다.
◆GSOMIA 연장시한 내달 24일··· 韓·美·日 동맹 시험대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3시간 동안 머리를 맞댄 공동 발표문은 범국가적인 비상협력기구 설치 등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초당적 협력', '함께 노력한다' 등의 추상적 합의에 그쳤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낮은 수준 합의에 그친 이유에 대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등장한 배경에 대한 진단과 처방의 격차가 여야 간 크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초당적으로 높은 수준의 일치된 행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기전을 예고한 한·일 갈등 관계의 '리트머스 시험지'도 엿볼 수 있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언급한 GSOMIA 재검토 시사가 대표적이다. 이는 북한 핵·미사일과 관련한 2급 이하 군사비밀 공유를 위한 보안 원칙을 담은 것으로,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1월 체결했다. GSOMIA 연장 시한은 다음 달 24일이다.
GSOMIA 폐기 내지 재검토는 한·일 간 군사협정이 연결고리가 끊어진다는 의미다. 이는 한·미·일 삼각동맹의 새판 짜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8년 말 기준 한·일 양국이 공유한 북핵 기밀 정보는 총 22건(2016년 1건, 2017년 19건, 2018년 2건)에 달한다.
앞서 정치권에서도 지난해 말 발생한 일본 초계기의 우리 해군 함정에 대한 저공 위협비행사건 이후 GSOMIA에 대한 무용론이 확산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 실장의 GSOMIA 재검토 발언에 대해 "기본적으로 유지 입장"이라며 "다만 상황에 따라 검토해볼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일 갈등 변수는 참의원 선거보다 화이트 리스트 배제
한·일 갈등 관계의 변수는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일본이 요구한 강제징용 배상 판결 논의를 위한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 제안을 끝내 거부했다. 당장 일본 정부는 19일 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한국 내 자산 매각 시 '필요한 조치', 한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 주한 일본대사의 '일시 귀국' 등이 유력하다. 다만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는 속도를 조절하되, 우리의 대응을 보고 제소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은 일본 참의원 선거다. 다만 아베 신조 정권의 3분의2 의석수 확보가 쉽지 않아 한·일 갈등 관계의 변수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참의원 선거 자체가 이슈 변곡점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23∼24일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수출 관련 이슈가 정식 의제로 채택된다. 8월은 반도체를 틀어쥔 일본이 우리의 전 산업을 타격하는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여부를 결정한다. 이 또한 동북아 안보 동맹의 핵심 변수다.
정 실장은 이날 회동에서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되면) 한국은 유효기간 3년에 포괄허가를 받던 방식이 아닌, 850개가 넘는 품목에서 유효기간 6개월짜리 개별 허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전했다.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이란 '총론'에 공감하면서도 실질적 대응 카드 등 '각론'을 놓고는 견해차를 드러낸 셈이다. 공동 발표문이 '말뿐인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이행 과정에서도 험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청와대가 이날 회동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재검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음에 따라 한·일 갈등 국면은 향후 한 달여간 롤러코스터를 탈 것으로 보인다.
◆GSOMIA 연장시한 내달 24일··· 韓·美·日 동맹 시험대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3시간 동안 머리를 맞댄 공동 발표문은 범국가적인 비상협력기구 설치 등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초당적 협력', '함께 노력한다' 등의 추상적 합의에 그쳤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낮은 수준 합의에 그친 이유에 대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등장한 배경에 대한 진단과 처방의 격차가 여야 간 크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초당적으로 높은 수준의 일치된 행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기전을 예고한 한·일 갈등 관계의 '리트머스 시험지'도 엿볼 수 있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언급한 GSOMIA 재검토 시사가 대표적이다. 이는 북한 핵·미사일과 관련한 2급 이하 군사비밀 공유를 위한 보안 원칙을 담은 것으로,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1월 체결했다. GSOMIA 연장 시한은 다음 달 24일이다.
GSOMIA 폐기 내지 재검토는 한·일 간 군사협정이 연결고리가 끊어진다는 의미다. 이는 한·미·일 삼각동맹의 새판 짜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8년 말 기준 한·일 양국이 공유한 북핵 기밀 정보는 총 22건(2016년 1건, 2017년 19건, 2018년 2건)에 달한다.
앞서 정치권에서도 지난해 말 발생한 일본 초계기의 우리 해군 함정에 대한 저공 위협비행사건 이후 GSOMIA에 대한 무용론이 확산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 실장의 GSOMIA 재검토 발언에 대해 "기본적으로 유지 입장"이라며 "다만 상황에 따라 검토해볼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일 갈등 변수는 참의원 선거보다 화이트 리스트 배제
한·일 갈등 관계의 변수는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일본이 요구한 강제징용 배상 판결 논의를 위한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 제안을 끝내 거부했다. 당장 일본 정부는 19일 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한국 내 자산 매각 시 '필요한 조치', 한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 주한 일본대사의 '일시 귀국' 등이 유력하다. 다만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는 속도를 조절하되, 우리의 대응을 보고 제소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은 일본 참의원 선거다. 다만 아베 신조 정권의 3분의2 의석수 확보가 쉽지 않아 한·일 갈등 관계의 변수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참의원 선거 자체가 이슈 변곡점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23∼24일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수출 관련 이슈가 정식 의제로 채택된다. 8월은 반도체를 틀어쥔 일본이 우리의 전 산업을 타격하는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여부를 결정한다. 이 또한 동북아 안보 동맹의 핵심 변수다.
정 실장은 이날 회동에서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되면) 한국은 유효기간 3년에 포괄허가를 받던 방식이 아닌, 850개가 넘는 품목에서 유효기간 6개월짜리 개별 허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