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감정 옛말…삼일절 연휴 일본여행 수요 '폭증'

2024-02-26 15:10

일본 사가 후루유 온천마을 온크리 호텔의 노천탕. [사진=김다이 기자]
사흘간의 삼일절 연휴를 앞두고 일본 여행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한일 간 무역갈등을 계기로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2019년부터 코로나 기간까지 주춤했던 일본 여행이 재개되자 가파르게 증가한 일본 여행수요가 엔저 현상으로 인해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일절은 좀 참지" vs "개인의 선택" 누리꾼 '갑론을박'
2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3월 1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이어지는 연휴를 앞두고 2월 29일과 3월 1일 출발하는 일본 주요 상품이 매진됐다. 자유여행 에어텔 상품이나 마츠야마와 사가 등 일본 소도시 상품도 현재 잔여 좌석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노선 항공권 예약률도 80~90%에 육박한다. 3월 1일 출발, 3월 3일 도착 기준 인천발 오사카행 항공권 최저가는 성인 1인당 88만원까지 치솟았다. 후쿠오카행 역시 78만원대로 평균보다 103% 급증했다.

'반일 감정', '일본 불매운동(노재팬)'은 옛말이 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일절은 3·1운동을 기념하는 대한민국 5대 국경일 중 하나다. 1919년 3월 1일, 조선은 일제의 식민 통치에 맞서 전 세계에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한국의 자주독립을 알렸다. 이처럼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기념하는 날인 만큼 이 기간 일본을 찾는 여행객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사흘 연휴가 가까운 해외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일정이다 보니 일본 여행을 떠나는 것도 개인의 선택"이라는 입장을 내놓는 누리꾼과 "아무리 그래도 삼일절에 일본 여행을 가는 것은 반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의견을 내놓는 누리꾼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반일감정 옛말? 방일 한국인 꾸준한 증가세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국내에 '노(NO) 재팬 운동'이 시작됐다. NO 재팬은 일본 제품 불매와 일본 여행 기피 현상으로 이어졌다. 2020년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일본을 포함한 해외로 향하는 하늘길이 막히면서 일본으로 향하던 발길이 끊기게 됐다.

그러나 해외여행이 재개된 지난해부터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NO 재팬'에서 'GO 재팬' 시대로 바뀐 것이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을 보면 통화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떨어진 점이 크게 작용했다. 2022년 초까지만 해도 100엔당 1000원을 넘었지만, 26일 기준 100엔당 884원으로 떨어졌다. 

비행시간도 1~3시간 내외로 짧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오키나와 등 지역별로 특색이 다르다는 점도 매력 요소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2019년 전체 방일 외래 관광객이 9.8% 수준이었던 한국인 관광객 비중은 2023년 28.6%까지 증가했다. 지난 1월에는 방일 외래 관광객 268만8100명 중에서 3분의1 수준인 85만7000명이 한국인 관광객이었다. JINTO 측은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는 1000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삼일절과 같은 단기 연휴에는 일본, 홍콩, 대만 등 가까운 여행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는데 그중에서도 일본 선호도가 가장 높다"며 "2월 29일과 3월 1일 출발 상품은 이미 예약 마감됐고, 항공편도 일본 중심으로 늘렸는데 90% 이상 예약률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