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금리인하 결정에 한·일 무역갈등 영향 반영"

2019-07-18 14:2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일 무역갈등으로 우리 경기가 악화된 상황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 기자실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과 일본 간 교역 규모나 산업 연계성 들을 감안할 때 수출규제가 더 확대된다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다"고 이같이 말했다.

금통위는 이번 본회의에서 국내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로 인하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 4월 경제전망 이후 우리 경제를 둘러싼 경제여건의 변화를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2%, 소비자물가상승은 0.7%로 전망됐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전망치(2.5%)보다 0.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Q. 이번 금리인하 결정에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영향이 있나. 수출 규제가 현실화 될 경우 한국 경제에 실질 타격이 있을 거라고 보나.

A. 성장과 물가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약한 것으로 봐서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를 내렸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우리 성장이나 거시경제를 전망할 때 거시경제 평가에 어느 정도는 반영돼 있다. 한국과 일본 간 교역 규모나 산업, 기업 간 연계성 등을 감안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현실화되고 경우에 따라서 더 확대된다면 수출, 더 나아가서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다고 할 순 없다. 그런데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사실상 저희들이 설명하기 어렵다. 그 실제 운용상 어떻게 나타날지 수출 규제 움직임이 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 전개상황을 저희가 현재로서는 알 수 없고 영향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다. 단지 악화되는 쪽으로 가는 길을 바람직하지 않으니 그렇지 않도록 해결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Q. 6월 기자간담회서 통화정책 여력이 없다고 했다. 일본 경제재제, 달러화 강세 등으로 원화 약세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한은 자료에서도 달러와 환율의 평균 변동률이 0.32%다. 아시아 신흥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한 입장은 어떻게 되나.

A.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의 경우, 기준금리 실효하한이 선진국보단 분명히 높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정책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번에 기준금리가 1.50%로 낮아졌기에 그만큼 정책여력도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한 번의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당장 실효하한에 근접하게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는 어느 정도의 정책 여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기준 금리의 실효하한이라는 것은 유동성 함정이라든가 자본유출 위험 등 다양한 측면에서 측정하는 하나의 이론상 임계치다. 추정 방법에 따라서 좀 레인지(범위)가 큰 게 사실이다. 저희들이 이론적으로 여러 실효하한을 염두하면서 통화정책 운용해 가겠다. 환율 변동성은 금리 외에 여러 요인이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 최근 변동이 컸던 이유는 미·중 무역협상 전개가 상당히 불확실했던 점과 연준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바뀐 점 등이다. 금리인하 이후의 환율에 대해서는 말씀 드리기 적절치 않고, 금리인하가 예고 없이 이뤄진 게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장에 선반영 되어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Q. 한일 무역갈등이 한국경제 GDP 측면에서 향후 3~6개월 어떻게 영향을 줄 것인지 수치화한 분석이 있나. 갈등이 장기화 되고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나 이런 무역의 보복대응 쪽이 가시화될 경우 한은이 취할 수 있는 접근법 중 통화정책상 접근법이 있나.

A. 일본 수출규제가 현실화되면 분명 우리나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그것이 진짜 실제 현장에서 어떤 강도로 집행될지는 예단할 수 없기에 수치화해서 그 영향을 말할 수 없다. 어쨌든 일본 수출 규제가 한일 간 경제적 연관성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기에 상시 모니터링하고 여러가지 필요한 상황에 대한 큰 대비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한국은행이 취할만한 노력이 있다면 저희도 그런 점에 대해선 철저히 대비할 것이다.

Q. 6월 말 간담회에서 현재 통화정책 기준은 실물경제 제약하지 않는 기준이라고 했다. 현재 저물가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상당하다고 했는데 이번 금리 인하가 성장과 물가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나.

A. 지금 통화정책 기조가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 말씀드렸고 지금도 그 평가는 바뀌지 않았다. 완화적이냐 아니냐 판단할 때 여러 방법이 있다. 이론적으론 중립금리 기준으로 보는데 그것도 평가 방법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전반적 유동성 상황이나 신용공급, 그 시장에서의 위험자산 선호도, 기업들이 느끼는 금리에 대한 인식 서베이(조사) 등을 종합판단해서 늘 판단해본다. 현재 통화정책기조는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 판단을 내리게 됐다.

금리를 낮추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사실상 경제여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경기둔화와 물가 하방압력의 원인이 어디 있는지에 따라서도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다를 수 있다. 우리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둔화나 물가하방 압력은 공급 측 요인, 공급충격이 상당히 크단 걸 감안하면 금리인하 효과가 과거에 비해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Q. 최근 서울주택가격이 다시 상승할 조짐이 보인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 금리인하 후 향후 움직임을 어떻게 예측하나.

A. 주변 서울지역 일부지역서 아파트 가격이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거기에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주택 가격을 전망하긴 쉽지 않지만 실물경기 회복세가 현재 미약한 점, 주택가격 안정에 대한 정부 정책의지가 강한 점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금리 인하가 금융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안정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왔지만 그런 정부의 금융안정 노력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저희도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이런 상황을 지켜볼 것이다. 금융안정에 대한 어떤 경각심이 없다거나 그런 게 아니다. 여전히 지켜볼 부분이라 생각한다.

Q. 성장률 전망치가 2.2%다. 이정도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다. 이게 낮다는 의견도 있는데 잠재 성장률도 같이 낮아졌으니 판단을 달리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총재 생각은 어떤가.

A. 주로 수출과 투자의 부진이 큰 요인이 됐다. 이번에 내년 잠재성장률 추정도 2.5~2.6%로 본다. 올해 성장률 2.2%는 잠재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은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고 판단한다. 금리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려면 과감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경기둔화, 통화정책에 대한 논의는 아주 오랫동안, 특히 중앙은행에서 많이 논의된 내용이다. 일반적인 컨센서스를 말씀드리면 지금의 경기둔화는 상당부분 공급 측 요인에 있다. 공급충격의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려면 금리를 대폭 인하해야 할 거다. 그런데 각 국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여력이 과거같이 충분치 않다. 그래서 필요한 게 재정정책이다. 더 나아가선 소위 생산성 향상, 구조정책,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Q. 7월 금리인하 가능성도 시장에서 있었다고 하는데 8월 인하 전망이 더 많긴 했다. 좀 이른 시기 아닌가. 연내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수 있는데 그 기대가 과도하다고 보나.

A. 빠른 감이 있다. 그래서 추가 인하 기회가 빠지는 거 아니냐. 저희들이 지금까지 통화정책 운용하면서 실물경제, 경기와 물가, 실물경제하고 금융안정을 같이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 말씀드렸다. 작년 11월 인상 시엔 그 당시엔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고, 금융 불균형이 커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초점 두고 금융안정에 좀 더 포커스 두고 올렸던 것이다. 이번에는 경기 회복을 좀 더 뒷받침할 필요성이 종전보다 커졌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했다.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도 기본적으로 완화 기조를, 실물경제 뒷받침하는 쪽으로 갈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금융안정이라는 것도 같이 볼 수밖에 없다. 앞으로 경기 상황과 그에 대한 금통위 견해, 통화정책 방향에 관해선 좀 더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

Q. 2.2% 전망이 추경을 반영한 수치인가.

A. 4월에 전망할 때 추경은 확정된 것이 아니고 불확실하다고 봐서 4월 경제 전망 시엔 반영하지 않았다. 이번엔 추경의 효과를 일부 반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