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본회의 의사일정 합의 결렬…정경두 해임건의안 표결 걸림돌

2019-07-15 12:34
이인영 "19일 본회의 열고 추경만 처리"…나경원 "18~19일 열어야"
오신환 "집권여당 제정신이냐…야당, 여당 거수기 아냐"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15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의사일정 합의에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9일 하루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만 처리하자는 입장이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18~19일 본회의를 열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표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법상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발의된 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보고된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처리돼야 한다. 따라서 19일만 본회의가 열리게 될 경우 정 장관 해임건의안은 자동으로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추경안 처리도 협조할 수 없다고 맞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위 선택 문제와 경제원탁토론회 등 논의도 전혀 진척을 보지 못했다.

이인영 민주당·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가졌지만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사일정 합의가 안 된 것이다. 정쟁을 위한 의사일정은 우리가 동의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19일 하루면 된다. 시급한 민생입법도 19일 하루면 충분하다"며 "다른 정쟁을 위해서 18~19일 양일 의사일정을 합의하란 거다. 그건 안 되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의도가 너무나 분명한 것 아니냐. 정쟁이다. 지금이 정쟁을 벌일 시간이냐"며 "전례없는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를 둘 다 요구하는데 우리가 이번 과정에서 대응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18~19일 양일 간 본회의를 잡아야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추경 처리도 없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아시다시피 민주당이 해임건의안 표결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며 "결국 본회의 일자를 이틀 못 잡겠다는 것 때문에 더이상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추경 심사'와 관련해선 "일단 조금 더 노력해보겠다"며 이틀 본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을 경우 19일 본회의만 소집할 순 없다는 뜻도 밝혔다. 6월 임시국회 회기는 오는 19일로 이날 추경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7월 임시국회를 새로 소집해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오 원내대표는 "이미 약속된 본회의 날짜를 지키지 않는 것은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자체를 무산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야당에 집권여당의 거수기 노릇을 하라는 것이다. 집권여당이 제정신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추경 처리 만을 위해 19일 하루만 본회의를 잡아야 된다고 얘기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회의 도중 문 의장이 18일과 19일 동시에 본회의를 소집하되 정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가장 마지막에 하는 것으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