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종금업 끝나도 '이상無'

2019-07-18 16:46
탄탄한 수익성, 포트폴리오 다각화
신용익스포저 확대, 자본적정성 저하 우려

[사진=메리츠종금증권]

[데일리동방] 메리츠종금증권이 종합금융업을 그만두더라도 견고한 수익성을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내년 4월 종금 라이선스 만료를 앞두고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투자은행(IB) 사업을 강화하고 해외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등 수익구조를 다양화 하는 중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41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6.6% 성장률을 보였다. 인수금융·사모펀드·중소기업 신용공여 등으로 투자처를 다각화했고, 트레이딩·홀세일·리테일 등에서 고루 성장한 덕분이다.

해외 사업도 순조롭다. 지난해 2분기 호주시드니 공동주택 사업부지 담보대출 등을 시작으로 영국, 독일, 홍콩, 베트남 등에서 약 1조8400억원 규모의 딜 소싱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오스트리아 빈의 5성급 힐튼호텔 건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금융실장은 “2018년 기준 IB부문 순수익 규모가 5324억원에 이르고, 상품운용 수익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사업포트폴리오상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초대형IB는 메리츠종금증권에 위협 요인일 수 있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의 200%만큼 어음발행을 할 수 있고, 기업여신도 가능해 사실상 종금 라이선스를 받은 셈이다. 그렇지만 2016년 신영업용순자본비율(NCR) 도입으로 메리츠종금증권도 투자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비교적 NCR규제 제한을 덜 받았던 종금 라이선스가 없어도 IB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NCR의 가이드라인은 기존 150% 이상에서 100% 이상으로 완화했다.

박광식 실장은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돼도 종합 IB로서 규제비율 계산상의 특혜를 고려하면 규제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수익성도 탄탄하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최근 3년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75%, 판관비/영업순수익 비율은 48.0%다.

수익성을 기반으로 자본을 확충해 초대형IB로 나설 수도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미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유상증자 등으로 종합IB에 지정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꾸준히 이익이 발생하고 있어 자본을 확충해 초대형 IB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초대형 IB인가로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수신사업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증자 등으로 자본확충 없이 순이익을 확대해 자연스럽게 초대형 IB로 나아갈 수도 있다”며 “종금 라이선스 만료에 대해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없다”고 전했다.

현재 메리츠종금증권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리스 등 종금자산을 정리 중이다.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면 메리츠종금증권의 올 1분기 종합금융업 총자산 규모는 2조703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2740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영업용순자본비율과 조정레버리지배율 추이[사진=한국기업평가]


다만, 종합IB 지정 이후 신용익스포저가 빠르게 증가해 자본적정성은 떨어지고 있다. 2018년 말 메리츠종금증권의 대출금과 매입대출채권, 사모사채 등 직접대출은 4조5000억원, 우발채무 등 6조6000억원으로 신용익스포저가 11조원을 웃돌았다.

이는 자기자본의 327%에 이르는 만큼 위험액증가, 조정레버리지배율 상승으로 자본완충력에 부담이 가해지는 상황이다. 신용평가사는 증권업의 자본적정성 평가 지표로 구 NCR(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 비율을 사용하는 만큼, 총위험액 규모를 무시할 수 없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용순자본비율과 조정레버리지배율은 154.5%, 6.9배로 2018년 1분기 320%, 4.7배에 비해 저하 폭이 커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