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좁아지는 건설업계...'디벨로퍼' 관심 ↑
2019-07-11 17:24
11일 중견 건설사 관계자 A씨는 "(주택사업의 경우) 가끔 공공발주 나가고 재개발 등 가로정비사업 조금씩 하는 것 말곤 물량이 없다"며 "이 때문에 자금 부담이 따르더라도 시행 쪽으로 사세를 확장하려는 업체가 늘고 있다. 우리도 살아남기 위해 자체사업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건설사들이 자체사업에 비중을 두는 이유는 공공택지 공급물량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인 데다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강화로 도급물량도 감소일로여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대출, 세금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압박했다. 최근에는 공공택지뿐 아니라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겠다 엄포를 놓는 등 연일 공세다.
자체사업은 건설사가 용지매입부터 개발·기획, 인허가, 분양·마케팅, 시공,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사업이다. 공사비에서 공사원가를 제하고 이익을 남기는 단순 도급시공과 비교해 이익률이 통상 2~3배 이상 높지만 자금조달이나 분양과정에서 시장환경이나 규제 등에 따른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
호반건설은 자체사업으로 재미를 본 기업 중 하나다. 최근 들어선 주택사업뿐 아니라 골프장, 리조트, 호텔 등 종합레저사업, 임대사업, 유통 등 다방면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호반건설은 경기 여주시 소재의 스카이밸리 골프장, 하와이 와이켈레CC와 제주도 마리나 센터를 갖춘 퍼시픽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리솜리조트를 인수했고 올해 초 덕평CC, 서서울CC를 인수했다.
중흥건설 역시도 디벨로퍼 기질이 남다르다. 전남 순천시 신대지구를 개발해 성공적으로 분양했고 당진, 서산, 청주 등 충청권과 평택 등 경기권 택지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난 2015년 도시정비사업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향후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양마케팅사 관계자 B씨는 "예전에는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서는 등 적극적이었지만 요즘은 단순 시공만 한다. 역할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라며 "땅값과 공사비를 모두 해결해줄 금융권과 네트워크를 맺고 디벨로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