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핵무기와 구미 악몽, 불화수소는 不和수소?

2019-07-12 07:14

[사진=AP·연합뉴스]

[반도체]




[東方人語]▶ 국내 반도체 업계가 쓰는 불화수소는 순도 99.999%다. 이 수준은 일본업체만이 맞출 수 있다. 아베가 이 '약점'을 무역보복 카드로 쓰자, 이걸 빨리 국산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 불화수소(HF)를 물에 녹이면 불산이 된다. 이 액체는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의 필요없는 부분을 녹이는데 최고다. 불산은 1771년 스웨덴 학자 카를 빌헬름 셸레가 처음 발견했다. 유리를 녹이는 성질이 있는 특이한 물질이었다. 불산은 피부조직에 침투하는 성질이 있어 몹시 위험하다.

▷2012년 9월 구미에서 불산가스가 새나와 5명이 사망했고 인근주민 수백 명이 한달 이상 대피생활을 했다. 2013년 1월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불산 누출로 1명이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2015년 울산 이수화학 공장에서도 불산이 새나왔다. 올 5월 구미산단에 화재가 났을 때 불산을 보관한 공장에 옮겨붙었으나 급히 물질을 옮겨 가슴을 쓸어내렸다.

▷7년전 구미 악몽 이후, 정부는 환경규제가 강화된 화학물질 관리법을 도입한다. 사실상 고순도 불화수소 국산화를 포기하게 만든 법이다. 소재 국산화론이 나오자, 업체들은 우선 규제부터 풀어야 하며 현재의 반도체 소재와 제조 분담 구조를 깨면 원가 경쟁률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고 외친다.

▷아베가 '한국이 북한에 불화수소 밀수출' 의혹을 슬쩍 제기하자 정부가 '근거를 대라'며 발끈했다. 불산은 핵무기 제조에 쓰이기도 한다. 11일 하태경(바른미래당) 의원이, 오히려 일본이 북한에 불화수소를 밀수출한 일본측의 자료를 공개했다. 제발이 저렸던 걸까. 불화수소가 두 나라 불화(不和)의 불쏘시개다. ◀ <國>

                                   이상국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