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인도네시아 항암제 공장 준공…글로벌 진출 속도
2019-07-10 09:04
인도네시아 GMP 및 할랄 인증 획득…올해 하반기 상업 생산 시작
종근당은 2015년 9월 인도네시아 제약사인 오토사와 합작법인 CKD-OTTO를 설립했다. 2016년 7월 자카르타에서 50km 거리에 위치한 치카랑 산업단지(Cikarang Industrial Estate)에 항암제 생산 공장을 착공해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GMP) 승인을 획득했다.
올해 2월에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의결기구인 울레마협의회(MUI, Majelis Ulama Indonesia)로부터 할랄(HALAL) 인증을 받아 인도네시아 최초 할랄 인증 항암제 공장이 됐다.
CKD-OTTO 항암제 공장은 3000만 달러(한화 약 355억원)를 투자해 연면적 12,588㎡ 규모의 지상 2층 건물로 건립됐다. 유럽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EU-GMP) 수준의 시설을 갖췄으며, 연간 약 160만 바이알(주사용 유리용기)을 생산할 수 있다.
종근당은 제품 생산기술과 운영시스템을 이전해 시험생산을 완료하고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항암제 젬시타빈과 파클리탁셀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주요 항암제의 품목허가를 추가로 받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종근당이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것은 현지 의약품 시장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수가 약 2억7000만명의 달하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제약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8조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약 13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 의약품을 유통‧판매하려면 생산설비를 갖춘 현지회사와 협력해야 하고, 5년 이내에 해당 의약품의 기술 이전을 통해 현지에서 제조할 수 있도록 서면 승인을 얻어야 하는 등 진입 장벽이 높다.
종근당은 자국에 생산설비를 갖춰야 시장 진입을 허용한다는 인도네시아 법령에 따라 생산시설의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인도네시아 항암제 시장은 약 2300억원 규모로 연평균 38%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항암제 주사제 시설은 공정난이도가 높아 현지 생산업체가 많지 않다.
종근당은 인도네시아 항암제 시장에서 1300억원 규모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세포독성 항암제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자사 연구개발 기술로 개발한 항암제를 인도네시아 시장에 공급하게 된다.
종근당은 할랄 인증까지 획득한 항암제 공장을 향후 20억 인구에 달하는 이슬람 국가를 비롯해 아세안경제공동체(AEC)로 진출할 수 있는 거점으로 삼을 전략이다. 향후에는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북아프리카와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시장규모와 성장성이 큰 기회의 시장”이라며 “항암제 공장이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올해를 종근당의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아 세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닐라 파리드 모에로에크 인도네시아 보건복지부 장관은 “CKD-OTTO 항암제 공장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고품질의 의약품을 보급하게 돼 기쁘다”며 “CKD-OTTO가 인도네시아 제약산업의 발전과 더 나아가 의약품 수출을 통한 인도네시아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준공식에는 닐라 파리드 모에로에크(Nila Farid Moeloek) 인도네시아 보건복지부 장관과 페니 루키토(Penny Lukito) 식약처장, 김창범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종근당 이장한 회장과 김영주 사장, 인도네시아 합작사인 멘사그룹 지미 수다르타(Jimmy Sudharta) 회장 및 인도네시아 제약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