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윤우진 의혹과 관련없다... 내용 전혀 몰라"

2019-07-08 15:48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좌천돼 있을 때.... 문제 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이른바 ‘윤우진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야권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자신은 윤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변호사를 소개해 줬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재직 중에 대검 중앙수사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윤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소개한 적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그런 적이 없다”면서 “이 변호사는 자신보다 윤대진 검사와 훨씬 친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를 자신이 윤 전 세무서장에게 소개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관련 언론보도 역시 “정확하지 않다”라고 답변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변호사가 윤 전 세무서장에게 ’윤석열 선배한테 소개받은 변호사’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라고 몰아세우자 “언론에 보도된 것인데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전 용산세무서장에 대한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 영장이 잇따라 기각된 것에 대해서도 “이번에 알게 됐다”면서 “무슨 영장이 언제 들어갔고 어떤 영장이 발부됐는지 지금도 알지 못한다”라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윤 전 세무사장이 해외로 도피했다”면서 윤 후보자가 개입하지 않았느냐고 몰아세웠지만 “나간 사실도 몰랐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윤 후보자는 “2010년 이후 거의 골프를 치지 않고 있다”면서 “윤우진 전 세무서장과 한 두번 골프를 친 적이 있지만 2010년 이전으로 2013년에 불거진 의혹과는 관련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2010년 대검 중수2과장으로 가면서 후배들에게 골프채를 줬기 때문에 골프채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라고 해명했다.

‘고급 술집에서 향응을 제공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식사를 한적은 있지만 고급양주를 먹거나 저녁식사를 과하게 먹은 적은 전혀 없다”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윤 후보자가 관련 의혹을 완전히 부인하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이를 뒤집을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야권이 ‘물증’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야당이 의외로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2013년 당시 지라시나 경찰 정보만 가지고 청문회에 나온 것처럼 보인다”라는 안도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몇몇 검찰관계자들은 "윤우진 의혹이 한참 불거지고 있을 당시 윤 후보자는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좌천돼 있었고, 당시 청와대에 찍혀 있었던 때"라면서 "문제가 있었다면 그때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윤 후보자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수사지휘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자는 “반부패 대응역량이 강화된다면 검찰이 꼭 직접 수사를 할 필요는 없다”면서 ‘수사기능을 유지한 채 직접수사 기능은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에서는 “청와대의 수사권 조정안과는 차이가 있다”며 향후 수사권 조정을 두고 이견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