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고현 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사무총장 “한일관계 경색 취업에 문제없어”

2019-07-09 00:10

‘98%’

2001년 개설돼 19년간 2393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스마트클라우드(SC) IT마스터과정 수료생들의 취업률이다. 일본 IT기업에서 채용한 한국 청년 5명 중 1명이 이 과정을 밟았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독도방문, 일본 정치인들의 잇따른 망언 등으로 냉온탕을 오가는 한·일관계 속에서도 이 같은 실적을 거둬 더욱 뜻깊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고현 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사무총장은 일본 무역보복에 따른 한·일관계 경색이 취업률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인들은 실리를 중시한다”면서 “그간 외교 경색에도 취업률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번 무역보복 사태가 취업률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지에서 졸업생들을 채용한 기업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기 때문”이라면서 “한번 채용한 기업은 반복해서 졸업생들을 채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높은 수준의 교육과정을 통해 기업들이 만족할 만한 우수 인재를 양성한 것이 배경이다. 교육생은 10개월간 하루 7시간의 정규 수업 외에도 저녁 9시까지 예정된 자율학습에 참여하는 강도 높은 교육과정을 밟는다.

김 사무총장은 “빠듯한 일정으로 적응하지 못해 중도 포기하는 학생이 최근 3년간 19%에 이른다”며 “높은 취업률은 뼈를 깎는 교육생의 노력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역아카데미는 채용기업을 대상으로 연 2회 정기적으로 교육 수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수집된 정보는 최신 교육 콘텐츠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체계적인 취업지원 시스템을 만들어 취업 성공률을 높였다.

대표적인 취업지원 시스템으로는 잡매칭 플랫폼을 꼽을 수 있다. 교육생은 최대 5개사를 선택해 입사지원을 하고, 자기PR동영상, 프로젝트 성과물, 자기소개서를 게시한다. 기업은 지원한 인재를 꼼꼼히 검토하고, 최종 면접 대상을 결정한다. 면접은 한국과 일본에서 총 2회가 진행된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김 사무총장은 “무역아카데미는 200개사가 넘는 일본 IT 우수기업 풀(Pool)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체계적인 취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있어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역아카데미는 한국무역협회의 부설기구로 각종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있다. 특히 무역업계 재직자에게 필요한 무역실무와 마케팅 등 교육과정을 상시로 개설해 제공 중에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147회의 모집과정을 열고 3540명을 교육했다. 자체교육 외에 기업이나 기관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연수도 시행 중이다. 작년 기준으로 총 51개 기관 6590명이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또한 지방 및 해외소재 회원사들의 교육수요를 반영해 온라인 무역 직무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무역아카데미의 수준 높은 교육은 일본을 넘어 베트남 취업과정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개설된 베트남 무역 마스터는 현재 29명의 청년이 교육을 받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수료생들은 주로 한국투자기업 중간관리자로 입사하게 된다”면서 “오는 7월말 수료를 앞두고 이미 22명 취업이 확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베트남 무역마스터 과정의 차별점으로 ‘탄탄한 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우리 협회는 베트남에 호찌민지부를 설치해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맞춤형 인재 양성 매칭에 높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연수생 채용을 의뢰하고 있다”면서 “갈수록 그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무역아카데미는 연수생들의 베트남 적응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과정은 국내 2개월, 베트남 호찌민 8개월의 교육으로 구성돼 있는데 베트남어, 무역실무, 생산‧구매 등 철저한 실무 위주로 편성돼 있다. 특히 연수기간 중 연수생 개인별로 심층 진로상담을 실시해 취업희망 업종 및 직군을 확인하고 이에 맞는 기업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는 한국에서 무역관련 연수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평가받는다. 그만큼 다양한 트렌드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이를 교육과정에 반영해야 한다.

김 사무총장은 이를 위해 “기업들은 단순한 무역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해외 시장 정보, 산업과 제품, 기술 및 시장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인력을 요구한다”면서 “이를 위해 무역아카데미는 안정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기반으로 3T(Trade, Trend, Technology) 기반의 미래 선도형 무역인력 양성을 목표로 다양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 내 모든 인력이 산업과 제품의 기술적인 부분까지 다 알 필요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무역 인력은 산업과 시장 트렌드를 이해하고 기술과 제품을 마케팅 할 수 있는 능력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무역아카데미는 4차 산업혁명뿐 아니라 스타트업 창업, 신북방·신남방 정책, 서비스 교역 확대 등 대내외 경제‧무역 환경 변화를 반영한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영주) 무역아카데미가 지난 1일부터 나흘간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 ‘스마트클라우드(SC) IT마스터’ 잡페어에 참여한 일본 기업이 SC IT마스터 교육생들과 최종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