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핵심 이념인 성리학을 보급하고 구현한 장소인 서원(書院)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6일 오후 (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자 정재숙 문화재청장(앞줄 왼쪽)과 이병현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대사(앞줄 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6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진행 중인 제43차 회의에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으로 등재했다.
조선시대 핵심 이념인 성리학을 보급하고 구현한 장소인 서원(書院)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사진은 안동 도산서원 전경.[연합뉴스]
'서원'(書院)이라는 단어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베트남에도 존재한다.
한국 서원은 민간인인 사림이 중심이 돼 건립한 사설 학교이지만, 초기에 사립학교였던 중국 서원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관이 주도하는 관학(官學)이 됐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또 중국 서원이 관인을 양성하는 학교 기능을 중시했다면, 한국 서원은 향촌사회에 깊숙이 침투해 교육과 교화를 모두 추구했다.
서원은 공립학교인 향교(鄕校)와 달리 지방 지식인이 설립한 사립학교로, 성리학 가치에 부합하는 지식인을 양성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성리학자를 사표(師表)로 삼아 배향했다.
첫번째 줄 왼쪽부터 소수서원(경북 영주), 도산서원(경북 안동), 병산서원(경북 안동). 두번째 줄 왼쪽부터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세번째 줄 왼쪽부터 필암서원(전남 장성),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 [연합뉴스]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모두 9곳이다.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에 '백운동서원'이라는 명칭으로 건립한 조선 첫 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
16∼17세기에 건립한 이 서원들은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이 서원 철폐령을 내렸을 때 훼철되지 않았고, 2009년 이전에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돼 원형을 비교적 잘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