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교회 이재록 성폭행 피해자 정보 건넨 법원 직원, 2심서 집유로 감형

2019-07-05 17:55
정보 받아 교인 단체대화방에 올린 집사는 1심과 동일하게 실형

이재록 만민중앙성결교회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의 실명을 유출한 만민교회 신도이자 법원 직원이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1년 6월보다 감형돼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관용)는 5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원 직원 최모씨에게 원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판결보다 감형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운을 뗀 뒤 “다만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피고인이 반성하는 점 등을 받아드리기로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씨는 만민교회 신도이자 법원 직원으로 지난해 7월부터 내달까지 법원 내부 전산망을 통해 이재록 목사 성폭행 피해자들의 실명과 증인출석 일정 등을 빼내 교회 집사 A씨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이후 휴직 중이던 최씨는 이 목사의 재판이 불리해지자 동기 직원 김모씨에게도 피해자들의 실명과 증인신문 일정을 부탁했고, 김씨는 이를 사진으로 촬영해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를 받은 A씨는 신도 120명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증인실명과 신문일정을 10차례나 반복적으로 게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피해자들의 마음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며 1심과 동일하게 2심에서도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최씨에게 피해자들의 정보를 넘겨 준 법원 직원 김씨는 징역 6월의 선고를 유예받았다.

한편 이 목사는 관련 혐의로 기소돼 지난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6년을 선고받았으며, 이를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신도 성폭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재록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가 17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