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 선거를 바라보는 5대 관전포인트

2019-07-05 17:35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25대 일본 참의원 선거가 지난 4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하면서 공식적으로 개시됐다. 이번 참의원 선거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후 일본의 한국 일부 제품 수출제한 등 양국의 각종 현안이 맞물리면서 우리에게도 결과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아베정권이 한국제품 수출 제한 조치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우익 결집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선거에 참여하는 모든 정당들이 그렇듯 일본 자민당 또한 이번 참의원 선거를 통해 과반수(67석)이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참의원 선거를 바라보는 다섯 가지 관전포인트’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고 이번 참의원 선거의 주요 관전포인트를 문답형식으로 물었다. 다음은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전한 주요 5가지 포인트의 가상의 질문과 답변의 내용이다.


-이번 참의원 선거의 주요 쟁점은 무엇인가.

이번 참의원 선거는 6년 넘게 권력을 잡은 아베 정권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평가하는 성격이 짙다. 아베 총리는 안정을 위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총리는 “다가오는 총선에서 논의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정치 안정하에서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개혁을 가속화 할 것인지 아니면 혼돈의 시대로 되돌아 갈 것인지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또한 오는 10월 현재 8%에서 10%로 판매세 인상을 준비 중이다. 판매세는 그동안 1997년과 2014년에 개정이 논의됐지만 여론의 반발로 미뤄졌다. 이에 판매세 인상을 준비하는 아베 정권이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판매세 인상을 위한 동력을 잃게 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유권자들은 지난 몇 년간 악화된 대외관계를 평가할 것이다. 특히 최근 한국에 대한 반도체 재료 수출 통제 강화와 자위대 강화 계획 등 아베정권의 외교적 움직임에 대한 평가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선거의 선출 의석수와 작동방식은?

미국의 상원의원격인 일본의 참의원은 6년 임기로 3년마다 절반의 의석이 선거를 치루고 있다. 유권자들은 참의원 선거를 통해 비례 대표와 지역 후보가 혼합된 복수의 투표를 한다.

앞서 아베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자민당과 공명당 연합이 총의석수 245석에서 과반수인 123석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와는 별도로 70석 보유하고 있는 연립 정부는 과반수 확보를 위해 최소 53석 이상을 얻어야한다.

또한 연립정부가 추진하는 헌법 개헌을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얻어야 한다. 헌법개헌에 필요한 정족 의석수를 얻으려면 자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86석 이상을 확보하고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참의원과 중의원에서 과반 수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다. 또한 자민당은 상원에서 독립적인 다수를 위해서는 67석을 얻어야 한다.


-여론 조사에 나타난 예상 선거 결과는?

최신 일본의 한 언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집권연합이 상원의 통제권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특히 젊은 인구의 현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40대 미만의 청년층의 약 68%가 현 연립정부를 지지했고 60세 이상 고령인구는 47%가 현 정권을 지지했다. 다만 정당지지도에서는 자민당은 34%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연금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최근 일본 금융청(JFSA) 보고서에 따르면 퇴직 이후 연금급여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생활을 약 30년 간 한다는 전제로 보고서는 은퇴 급여가 평균 2000만엔(약 2억1700만원)이 더 필요하고 설명했다. 지난 달 발표된 이 보고서를 통해 일본 국내 여론은 혼란이 가중됐다. 정부는 현재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일본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연금 급여는 65세 이상 인구의 평균 소득의 66%를 차지했다. 특히 조사 대상의 노인 가구 중에서 50% 이상이 연금 급여만이 유일한 소득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입헌민주당을 중심으로 일본 야당들이 연금 제도의 문제점을 선거 운동에 중심을 둔다면 자민당은 선거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 야당인사는 "정부는 보고서가 발표 된 후 연금 급여에 의존해 퇴직 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는 우려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민당이 과반수 확보에 실패한다면?

역사적으로 참의원에서 다수를 얻지 못한 일본의 총리들은 국정 운명의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만약 자민당이 독자적인 다수를 잃는다면 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공명당 의원들이 의사 결정에서 더 강력한 목소리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명당은 소위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헌법 제9조에 자민당과 입장차가 있다. 자민당은 헌법 9조를 개정해야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지만 공명당은 더 두고 보아야 한다는 소속위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위 평화 헌법으로 불리는 헌법 9조는 일본의 전쟁 포기, 국가 교전권 불인정 등을 규정한 일본 평화헌법의 근간이다.

공명당은 앞서 2012년 아베정권 출범 이후 공명당이 선호하지 않았던 일부 법안을 수용해야만 했다. 예컨대 새로운 국가보안법과 카지노 합법화 법안 등이다. 이에 따라 자민당이 이번선거에서 자민당이 위세가 약해진다면 공명당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현재 자민당이 추진하는 일련의 법안들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자민당 참의원 주요후보자들과 선거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교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