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목적으로 무역 이용···어리석은 행동" 일본 언론도 비판

2019-07-03 20:46
아사히·도쿄·산케이 등 일본에 악영향 우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에 나선 것과 관련해 아사히,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일본 정부의 이 같은 판단이 장기적으로 자유무역 경제의 원칙을 왜곡한다고 지적했다.

3일 아사히 신문은 사설에서 "정치 목적으로 무역을 이용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과 중국의 어리석은 행동에 일본도 참여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또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가 배경임을 인정하면서도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가 아니라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도 했다.

도쿄신문 역시 이날 사설을 싣고 "일본의 조치는 일본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또 "강제징용 문제는 외교 협상을 거듭하면서 해결해야 한다"며 "수출 규제로 긴장을 높이는 것은 현명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도 이례적으로 우려감을 드러냈다. 산케이는 "대일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한국 기업이 보유한 재료 재고는 3~4개월 정도밖에 없어 생산 라인 중단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삼성에 소재를 공급하는 일본 업체들은 정부 수출 규제에 고민이 커지는 모양새다. 세계 시장 점유율 80~90%의 에칭가스 생산업체 모리타 화학공업은 연간 약 1만4000t을 한국에 수출하는 등 한국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말을 아끼며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위기 극복 의지를 다졌다.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3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어떤 위기가 닥쳐도 반드시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3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