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공간 탐구하는 작가 박상숙 개인전
2019-07-03 17:47
25일까지 현대화랑서 열려
작가는 재료, 형태, 구조와 같은 형식적 요소들의 변화를 시도해왔다. 작가는 파리로 이주하기 전에는 목재나 철조를 이용해 인체를 선형 혹은 판형으로 구조화 했다. ‘휴먼 드라마’로 불리는 이 시기 작업에서 작가는 인간을 미화된 모습으로 묘사하기 보다는 조형으로 추출하면서 인간의 본질적 형태를 추구했다.
파리로 이주한 1990년대 중반부터는 석조나 알루미늄을 이용한 건축적 요소들을 다뤘다. 1998년 갤러리현대 개인전에서 처음 선보인 ‘생활방식’ 시리즈는 온돌방, 구들장, 아궁이, 우물, 개방형 거실 등 한국 가옥 구조를 주요 모티브로 삼아 건축물의 기본적인 단면을 석조로 제작했다.
전시 타이틀이었던 ‘어머니’는 이방인이었던 작가가 느낀 모국에 대한 그리움과 ‘집’이라는 공간의 따뜻한 정서를 함축해 실제 난방장치를 석회석에 설치하면서 온돌 구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파리시기부터 선보였던 ‘생활방식’ 시리즈와 작가가 서울로 이주해 제작하기 시작한 ‘행복의 볼륨’ 시리즈로 구성했다. 처음 소개되는 시리즈는 팽팽하게 공기가 주입된 풍선을 스테인리스 스틸로 캐스팅한 듯한 형태가 특징이다.
작가는 시리즈에서 의자, 계단 등의 건축 내부 구조를 모티브로 형상화한 부풀어오른 구조를 통해 건축 공간 속 인간적인 만남이 융합돼 공동체를 이루고, 행복을 추구해 나가는 인간의 삶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는 건물 외부에 대형 조각이 설치된다. 스테인리스 스틸 표면의 빛 반사를 통해 역설적으로 건축물과 작품 앞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을 그 표면 위에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이 작업은 인간의 주변 공간과 인간 실존을 탐구했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전 작품활동 기간을 관통하는 인간 삶에 대한 주제를 건축적 모티브와 다양한 재료의 스펙트럼으로 선보여온 박상숙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