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감시국가’… 中, 신장 찾는 관광객에도 감시 앱 사용
2019-07-03 08:05
휴대전화 검문 명목 광범위한 데이터 스캔
중국 당국이 신장위구르 지역 주민은 물론,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감시한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 독일의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독일의 사이버보안업체 큐어53(Cure53)과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2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경경비대는 키르기스스탄공화국에서 신장자치구 지역으로 들어가려는 관광객을 상대로 검문을 실시하면서 휴대전화의 잠금 해제를 요구한다. 이들은 일정시간이 지난 후 휴대전화를 돌려주는데 이 과정에서 감시 앱이 설치되는 것이다.
펑차이(蜂采)라는 이름의 이 앱은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와 연락처, 사진 및 동영상, 문서 등의 광범위한 정보 추출이 가능하다. 중국 국영기업인 파이버홈네트웍스(Fiberhome Networks)가 개발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가디언은 밝혔다.
큐어53은 “분석을 통해 이미 이 앱이 7만개 이상의 연락처와 파일을 검색한 기록을 발견했다”며 “중국 당국이 이 같은 작업을 통해 관광객 휴대전화로부터 취득한 파일은 기록문서로 만들어져 서버에 보내진다”고 밝혔다. 앱 설치는 안드로이드 폰에 국한되지만, 아이폰 역시 케이블을 통해 데이터 스캔을 거쳐 개인정보가 빼돌려질 수 있다고도 매체는 전했다.
대부분의 휴대전화는 이 앱이 다시 삭제된 후 반환되지만, 일부 관광객의 경우 앱 삭제가 안 된 상태로 기기를 돌려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디언은 중국 당국에 이에 대해 문의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신장 자치구는 위구르족 이슬람교도 1100만명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중국 당국의 오랜 탄압을 받아왔다. 중국 당국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교화한다는 명목으로 이 지역에서 약 150만명을 수용소에 구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재교육수용소에서 이슬람교도들을 대상으로 이슬람교를 부정하고 공산당에 대해 충성하도록 세뇌 교육을 하는가 하면 이슬람교에서 금지된 돼지고기를 강제로 먹게 하는 등 인권 탄압을 하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재교육 수용소가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데 필요하다거나 "인도적 직업교육센터"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지난 3월 발표한 '신장 반테러·극단주의 척결 투쟁 및 인권보장' 백서를 통해 "2014년 이후 신장 당국은 1588 개의 폭력 및 테러리스트 조직을 분쇄하고, 1만2995명의 테러리스트를 검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