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다’ 권순우 “내 플레이 100점 만점”…최대 소득은 ‘자신감’

2019-07-02 09:29
​윔블던 1회전서 세계 9위 하차노프 상대로 분패 탈락


“100점 만점을 주고 싶다.”

한국 테니스 유망주 권순우(22)가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800만 파운드·약 557억3000만원) 1회전에서 세계랭킹 9위 카렌 하차노프(러시아)를 상대로 분패했으나 아쉬움은 남기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는 권순우(오른쪽)와 카렌 하차노프.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권순우는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트에서 열린 대회 첫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난적’ 하차노프와 3시간 7분의 접전 끝에 1-3(6-7<6-8> 4-6 6-4 5-7)으로 석패했다.

하차노프를 상대로 객관적 전력과 경험에서 모두 크게 뒤진 권순우는 매 세트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첫 세트 타이브레이크 상황에서 6-5 리드를 잡고도 연달아 3실점으로 내준 것이 치명적이었다.

키 198㎝의 장신 하차노프는 180㎝인 권순우보다 18㎝가 더 큰 선수다. 하지만 권순우는 서브 속도에서는 뒤지지 않았다. 이날 권순우는 서브 최고 시속 212㎞를 기록하며 209㎞의 하차노프보다 오히려 빨랐다. 다만 서브 에이스에서는 6-18로 하차노프에게 크게 뒤졌다.

경기를 마친 뒤 권순우는 대한테니스협회와 인터뷰를 통해 “하고 싶은 플레이를 거의 해서 후회는 없다”며 “경기 시작 전에 공격적으로 먼저 경기를 풀어가고 싸움을 먼저 걸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권순우도 1세트 세트 포인트를 놓친 것에 대해서는 눈물을 삼켰다. 권순우는 “전체적인 경기에 대해 후회하지 않지만, 1세트 그 대목이 조금 마음에 걸린다”며 아쉬움을 남긴 뒤 “3세트를 따내고도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경기 끝날 때까지 매 포인트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당찬 자신감도 엿보였다. 권순우는 “오늘 경기를 해보니 아주 어려운 상대는 아니었다”며 “앞으로 동영상을 보면서 미리 준비하면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다만 “결정적일 때 첫 서브가 터져주지 않는 등 서브로 게임을 풀어야 할 때 못 푼 장면이 있었다”면서 “이번 경기를 통해 서브에 대한 보강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덧붙였다.

권순우는 현재 한국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가장 높다.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본선 무대를 밟은 권순우는 이번 대회 예선도 3연승으로 통과했다. 세계 톱랭커를 상대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가능성을 확인한 권순우는 “이번 대회 플레이는 100점 만점”이라며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