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인 의정부시 부시장 퇴임, "행복했고, 마음의 고향 삼겠다"
2019-06-27 13:20
'위기관리·결단력·추진력·소통력 갖춘 행정가 평가'
'100년 먹거리 창출, 통일중심도시 기반 구축 당부'
'100년 먹거리 창출, 통일중심도시 기반 구축 당부'
이성인 경기 의정부시 부시장이 27일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1978년 전남 해남군청에서 공직의 길을 시작한 지 40년 만이다.
그는 부단체장으로 보기 드물게 2년 6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의정부시에 재직하며 많은 족적을 남겼다.
지역 최대 위기로 비화될 수 있는 국면에서 처방전을 제시하고, 상황을 연착륙으로 이끈 관리 능력이다.
취임 첫해인 2017년 1월 터졌던 ‘경전철 파산’을 정상화 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당시 ‘경전철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아 위기상황을 진두지휘했다.
기존 사업자가 3600억원의 누적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했고, 투자금 일부인 2148억원을 시가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등 귀책사유가 쟁점이 되던 국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귀책사유가 민간 사업자에게 있음을 적극 소명하는데 주력했고, 결국 재정 손실 최소화라는 효과를 거뒀다.
특히 새 사업자가 선정되기 전까지 인천교통공사와의 긴급운영관리 연장계약을 이끌어 내 ‘시민의 발’인 경전철 운행 중단을 막았다.
이후 ‘파산’에서 ‘운행 중단’으로 이어질 뻔한 이른바 ‘경전철 사태’는 ‘정상 운영’이란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최근에는 새 사업자와의 협약을 이끌어 내 ‘안정 운영’이란 토대를 마련했다.
그를 평가하는 또 다른 단어는 ‘행정력’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소신으로 시장 핵심 공약사업과 시 주요사업을 현장에서 점검했다.
복합문화 융합단지 조성사업을 시장 공약사업인 8·3·5 프로젝트의 한 축으로 추진했다.
전국 지자체의 도시공원 성공사례로 주목되는 직동·추동 근린공원 조성사업도 주도했다.
을지대 의정부캠퍼스 및 부속병원, 평화통일 테마공원, 미래 직업체험 테마파크 등 미군 반환공여지 개발사업에도 모두 깊이 관여하며, 행정력을 집중했다.
또 규제개선과제 발굴에도 능력을 발휘해 전국 대회 대상 시상금 70억원으로 미술전문 공공도서관, 행복두리센터, 용현산업단지 기업지원센터 등 현안사업 추진에 탄력을 가했다.
그는 "의정부 발전의 명운이 걸린 핵심사업을 추진한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전했다.
대신 "지하철 7호선 연장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노선 변경이 민·관·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철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결단력'과 '추진력'이 있는 인물로 통했다.
도시계획, 복지 정책, 평생교육 등 민선7기 들어 수립된 대부분의 주요 정책 로드맵 수립 단계에서부터 집행, 점검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이는 중앙과 지방정부를 두루 거친 행정가로 일단 '이 길이 옳다'는 판단이 서면 결단하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강한 추진력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이런 장점은 안병용 시장이 자신의 시정철학을 구현하는데 숨은 동력으로 작용해 온 것도 사실이라는 게 시 안팎의 목소리다.
앞서 구리시 부시장 재임 시절 메르스 전염병 대응 과정에서 그의 이 같은 결단력이 없었다면 확산을 막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인근 지자체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그가 무모할 정도로 강한 추진력을 보인 것은 내무부와 행안부 재임시절 성수대교 붕괴사고, 충주유람선 화재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 국내 대형사고를 수습한 콘트롤타워의 핵심이었던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소통 달인’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직원들과 탁구와 볼링, 테니스 등 스포츠로 소통의 장을 마련해 공직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합리적이고 형식을 파괴하는’ 소통력은 직원들의 진심을 파고들기에 충분했다.
틈만 나면 직원들과 함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는 “겸손한 마음으로 격의 없이 다가가 상대방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배려할 때 소통은 이뤄진다는 신념이 있다”며 “이럴 때 내 마음 전체에서 강한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부시장 재임 기간 직원용 체력단련장과 건강관리실을 설치하고, 각종 특별휴가도 도입했다. 직원들의 권위 증진을 위한 공무원노조 설립도 지원했다.
직원 사기 진작과 복지 증진이 45만 의정부시민에 대한 행정서비스로 이어진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통은 직원들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취임 직후 간부회의에서 시의회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시 집행부가 시의회와 소통이 부족해 갈등과 반목이 생기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가고, 효과도 극대화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퇴임식에서 “부시장 재임 동안 안병용 시장님의 시정방침 구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며 “안 시장님과 1300여 공직자들의 열정과 땀, 45만 시민의 성원 덕분에 시 주요사업들의 성과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의정부는 현재 안으로는 시민들의 100년 먹거리를 창출해야 하고, 밖으로는 통일시대 중심도시로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며 “전 공직자가 혼연일체가 돼 안 시장님의 시정방침에 따라 지역과 시민만을 바라보고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직원들과 나눴던 소중한 추억을 가슴 속에 간직한 채 떠나려 한다”며 “‘희망도시 의정부’ 건설을 위해 땀 흘렸던 지난 기간 행복했으며, 의정부를 마음의 고향으로 간직하며 살겠다”고 인사했다.
이 부시장은 퇴임식 전 시청 각 부서를 돌며 직원들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퇴임식에는 지역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유관기관장, 단체장, 직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