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SG닷컴 ‘김포물류센터’ 가보니…주문처리 2초당 1건, 새벽배송까지 ‘쓱’

2019-06-25 20:19
GTP 시스템 덕에 상품이 알아서 작업자에 찾아가는 구조
최우정 대표 “타 업체 대비 차별화 새벽배송, 27일부터 시작”

25일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쓱닷컴 온라인전용물류센터 NE.O 002에서 한 직원들이 ‘GTP(Goods To Person) 시스템’에 따라 운영 되는 피킹 스테이션에서 상품을 체크하고 있다. GTP 시스템은 상품을 찾으로 가지 않아도 자동으로 작업자에게 찾아오는 시스템이다.[사진=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서울 중구 회현동에서 차로 45분.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자리한 SSG닷컴(이하 쓱닷컴) 김포 온라인 물류센터(NE.O 002)의 겉모습은 의외로 평범했다.

흡사 공장을 연상케 하는 이곳에 대해 최우정 쓱닷컴 대표는 “신세계의 배송 혁신을 위한 도전과 자부심이 담긴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물류센터와는 다른 새로운 그 무엇”이라고 강조했다.

이름부터 다르게 불러달라는 게 그의 당부다. 네오(NE.O, NExt Generation Online Store)로 명명된 쓱닷컴 온라인전용 물류센터는 2014년 국내 최초로 경기 용인시 보정동에 네오001을 연 이후 2016년 이곳 네오002가 문을 열었다. 올 12월에는 세 번째 네오가 김포 네오002 바로 옆에 연결돼 가동된다. 김예철 영업본부장은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의 극중 이름이 네오다. 미래 사회에 꼭 필요한 곳이자 첨단 기술력 등을 담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네오002의 평균 일일 주문 건수는 2000여개. 산술적으로 2초당 한 건의 주문을 처리할수 있다. 특히 가공식품의 경우, 40분이면 배송준비가 끝난다. 이는 중앙 관제시스템(ECMS: Emartmall Center Management System)이 해당 차수에 나갈 배송 박스 총 숫자를 계산해 작업을 배정한다. 322개의 최첨단 고속 셔틀이 ECMS가 배정한 순서에 따라 쉴 새 없이 움직여 상품을 준비, 고속 슈트를 통해 1층 배송센터로 전달돼 고객에게 전달된다.

지하 1층, 지상 5층에 연면적 4만3688㎡ 규모인 네오002의 4층으로 올라갔다. 직원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컨베이어 벨트를 탄 플라스틱 장바구니가 바삐 움직일 뿐이다. 이는 네오가 자랑하는 ‘GTP(Goods To Person) 시스템’ 덕분이다. 사람이 일일이 상품을 찾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작업자를 향해 알아서 찾아오는 구조다. 실제로 피킹 스테이션(Picking Station)에 자리한 직원들은 그 자리에 서 있을 뿐 물건을 찾으러 뛰어다니지 않았다.

네오는 고객주문에서 배송준비까지 전 과정 중 80%를 자동화 공정으로 설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도록 전 과정에 최첨단 기술력이 집중됐다. GTP 시스템을 비롯해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 선별에 최적화된 ‘DPS(Digital Picking System)’, 상품을 알아서 정리하고 보관하는 ‘자동 재고관리 시스템’, 신선·냉장냉동 상품을 낮은 온도로 일정하게 유지시켜 신선도를 높이는 ‘콜드 체인 시스템(Cold-Chain System)’ 등을 갖췄다.
 

쓱닷컴 네오에 설치된 '콜드 체인 시스템'은 상품 입고부터 고객 집 앞까지 단 한번도 상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배송 전 과정에서 영상 10도 이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이마트 내 신선식품 코너처럼 대형 냉장고가 있지만, 바로 옆으론 컨베이어 벨트가 연결돼 있어 직원들이 주문확인 후 바로 포장이 가능하다. [사진=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콜드 체인 시스템을 구현한 3층은 거대한 냉장고에 안에 있는 느낌이었다. 이날 야외 낮 최고기온은 30도로 불볕 더위였지만, 긴팔 리넨 재킷이 없었다면 감기 걸리기에 딱 좋은 서늘한 온도였다. 콜드 체인은 상품 입고부터 고객 집 앞까지 단 한번도 상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배송 전 과정에서 영상 10도 이하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신선식품을 비롯해 냉장·냉동 상품을 항상 최상의 품질로 유지할 수 있다. 작업장은 마치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를 연상케 했다. 직원들은 콩나물, 계란, 우유 등 냉장제품을 냉장고에서 꺼내 분주히 장바구니에 옮겨 담았다.

쓱닷컴은 이 같은 첨단 시스템을 앞세워 27일부터 새벽배송을 시작한다. 시장 점유율 1위인 마켓컬리와 쿠팡 프레시에 비해 다소 늦은 도전장이나,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주문은 26일 오후 3시부터 가능하다. 전날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3~ 6시 사이에 배송이 완료된다. 익일뿐 아니라 2일, 3일 후 새벽까지 날짜를 지정할 수 있다. 서울 강서구, 양천구, 동작구, 용산구, 서초구, 강남구 등 서울지역 10개구에서 우선 시작된다.

배송가능 상품은 신선식품, 유기농 식재료, 베이커리, 반찬류, 밀키트 등 식품류는 물론 기저귀, 분유 등 육아용품에서 반려동물 사료까지 총 1만여 가지다. 마켓컬리가 유기농 식재료·밀키트 등으로 승부수를 내고 있고, 쿠팡이 기저귀·분유 등 생필품까지 아우르는 것을 동시에 노린 것으로 보인다.

 

최우정 SSG닷컴 대표이사가 25일 김포물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쓱닷컴 제공]

이처럼 새벽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불거지는 일회용품 문제도 신경을 썼다. 쓱닷컴은 국내 최초로 포장 부자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반영구적 보랭(保冷)가방 ‘알비백’ 10만개를 자체 제작해 제공한다. 배송할 때마다 고객이 다시 사용해 준다는 의미로 ‘다시 돌아온다’는 뜻의 영어 표현 ‘I’ll be back’을 차용했다.

최우정 대표는 “네오의 기술력을 한층 높여 온라인 배송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타 업체 대비 2배 이상 많은 신선상품, 친환경 배송 등 차별화된 ‘새벽배송 서비스’를 본격 선보여 고객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