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친서외교로 '협상재개' 신호탄…G20 후 대화재개될 듯

2019-06-25 07:36
한국경제 좌우할 미중 무역전쟁, 한반도 비핵화 의제 이번주 분수령
트럼프-김정은 간 '친서교환'...북미 실무회담 재개 신호탄?
한반도 전문가들 "G20정상회의 이후 북미대화 윤곽 드러날 듯"

[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 북·미 비핵화협상 등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 외교 현안들이 G20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미·중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한·중정상회담 등을 통해 중대한 변화를 맞을 예정이다.

특히 북·미 정상간 ‘친서외교’가 교착상태인 북·미대화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북·미 사이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한국의 중재역 위치가 위태로워졌다고 우려하면서도 남북, 북·미대화 재개에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반응을 내놨다.

24일 외교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 전후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측의 판문점 실무협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시점은 예단할 수 없지만 G20정상회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모두 끝난 7월 초가 가능성이 높다”면서 “G20정상회의에서는 미·중 담판이 가장 중요한 의제이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과 관련된 최소한의 대미 행보는 정상회의가 끝나야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신들은 북한이 트럼프의 친서를 공개한 시점에 주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재역’ 활약이 돋보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AP, 블룸버그 통신 등은 “트럼프의 친서는 북·중정상회담 며칠 뒤에 나왔다”면서 “북핵 교착상태를 풀어가는 중국의 존재를 부각하는 동시에 시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간 주고받은 친서 속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친서에) 북핵협상의 콘텐츠를 바꾸자는 내용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미국내 여론을 고려해 실무회담을 제의하면서 대화 모멘텀을 이어 가자는 정도만 담겼어도 (주체가) 트럼프 대통령이라 북측은 흥미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미국이 실무 회담을 주장하는 건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는 쪽으로 몰고가기 위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핵을 버리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하지 않고서는 실무 협상에서 비핵화를 다룰 수 없기 때문에 현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하지만 시 주석이 G20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김 위원장의 메시지 내용에 따라 북·미 실무협상은 급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기간 비무장지대(DMZ)에서 북·미, 남·북·미 정상 간 깜짝회동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이 같은 전망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중동 방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장이라도 북한과 비핵화와 관련된 실무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북한 반응을 보면) 아주 진정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해외언론도 북미 정상 간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29~30일 한국 방문을 계기로 남북 국경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준비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고, 아사히신문은 “한·미 양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때 DMZ 시찰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통일부도 이날 "이번주 열리는 G20정상회의와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즈음에 정부가 남북 및 북미대화가 조속히 재개되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